二(이)의 철학

 

단순하고 남자답고 통이 큰 것이 자랑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남자는 쪼잔하면 안되고 시원시원해야 하며, 밥도 많이 먹고 술도 원샷으로 얼큰하게 많이 마셔야 남자답다고요. OK, 좋습니다. 단, 거기까지만 입니다. 우리의 말과 생각과 행동은 그렇게 해서는 안됩니다. " 아, 놔, 그 쪽 놈들 혼을 한 번 내야해." "이런...공무원들이 이렇다니깐" "남자가 뭘 그 것 갖구 그래 소심하게시리" "수구 껄통들이 이번엔...""좌빨들은 뭐라 변명할까?" 이와 같은 문장은 물론 크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생각조차 단순히 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즉, '모든'과 '일부'가 빠져서 결과적으로 일반화 오류에 쉽게 빠진다는 뜻. 즉, 일부 00가 그렇게 하는 행동인데 모든 00가 그런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소위 통큰 생각과 행동이 남자답기는 하지만 논리적으로 일반화 오류에 잘 빠지는 경향을 봅니다.

 

5, 4, 3, 아니 최소한 2(二)가지 정도만이라도 분류해 봅시다.

 

1. 북한에 퍼부어 줘 봤자 다 쓸모없는 짓이야. - 이 문장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생각하며 읽고 쓰는 사람은 북한이라 하지 않고 북한 권력자들이라고 해석할 겁니다. 북한은 최소한 2가지로 분류하자면 [권력집단 + 인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권력집단은 또 최소한 2가지로 분류하자면 [정치집단+군부] 이렇게 되겠습니다. 남한의 좌, 우익 할 것 없이 굶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적인 물품을 지원하는데 인색할 사람은 별로 없겠지요. 그러나 물품지원이 북한 권력집단에 의해 그들에게만 유익하게 사용된다면 이건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북한...그러면 어느 한 무리로 보지 말고 최소한 북한의 권력집단과 인민으로 나눠 생각할 줄 아는 二(이)의 철학을 가집시다.

 

2. 의사들 돈을 많이 버는데 탈세만 하고 밉상시런 개혁대상이다. - 이 문장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생각하며 사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의사들이라하지 않고 일부 의사라고 할 것입니다. 제 친구 중에 의사도 있지만...요즘 전통적인 내과, 소아과, 외과, 산부인과...이런 의사분들은 그야말로 힘드는 것으로 압니다. 엄살이 아니고 아마 백화점이나 대형매장 코너 한군데 수입보다 못하나 봅니다. 그러나 성형, 피부, 정형(차사고), 치과, 한의사 등은 사실 많이 벌고 있고 탈세도 할 듯한 분야입니다. 특히 의료보험에 소득이 노출되지 않는 보약, 성형수술, 피부관리 등이 그 대상이겠지요. 그래서 의사...그러면 보약이나 성형, 비만관리 등 국가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분야와 전통적으로 환자수로 먹고 사는 일반적인 과(수입 99.9% 노출)로 나눠 생각할 줄 아는 二(이)의 철학을 가집시다.

 

3. 일본놈들 죽일 놈들 우리를 침략했고 지금도 나쁜 놈들...- 이 문장 틀린 것 아닙니다. 하지만 조그만 더 생각하면 무조건 그렇게 단순히 생각할 것도 아닙니다. 시간(역사)은 흐르는 것이고 그것은 오늘을 기점으로 과거와 먼 미래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미래에도 계속 죽일 놈 나쁜 놈, 너그하고 안 놀아(무역안해)...그럴 것인가...과연. 그렇다면 비싼 기름 써가면서 저 멀리 유럽부품을 고집할텐가. 또는 일본하고 전쟁을 할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이 과거사 사과하는 문제는 그 문제대로 하고...우리가 협력할 분야는 또 해 나가야하는 것입니다. 일본인들도 극우파들은 지금도 위험한 존재들이지만 대부분의 일반 일본국민들은 친절하고 상냥하며 평화애호적입니다. 물론 이들이 하나의 목표에 결집하여 그 무엇을 추구하면 무섭습니다만 그런 것을 항상 예견하고 일상(교류, 무역)을 살 수는 없는 것이죠. 즉, 일본은 과거 나빴고 지금도 나쁜 부류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경제, 무역, 문화교류관련에서는 멀지만 가까이 해야하고 배울 것은 배워야 하는 나라다라고... 나눠 생각할 줄 아는 二(이)의 철학을 가집시다.

 

4. 항상 대학입시제도가 문제가 됩니다. 아주 약간 어떤 부류에 이익이 되든지 또는 다른 부류에 이익이 되든지 하겠지만 제도가 자주 바뀌는 것은 二(이)의 철학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봅시다. 여기 진학을 희망하는 고삼생들이 100명이 있습니다. 최소한 두 부류로 나눠 봅시다. 평균 50을 기준으로 그 보다 높은 학생들과 낮은 학생들입니다. (평가방법의 문제는 차후로 미루고) 그러면 대학의 입장에서 50 이상인 학생들을 자기 학교로 뽑고 싶지 낮은 학생들을 뽑고 싶겠습니까? 제도가 아무리 바뀐다 한들 어떤 순위나 평가결과에 의해 나눠지기 마련입니다. 또한 수학의 중요성은 공대, 자연과학대를 나오신 분들은 너무 잘 알 것입니다. 심지어 경상대에서도 매우 중요하거니와 모든 실용에 앞서서 논리적인 훈련에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영어는 Pax americana의 시대에 살면서 안 배울 도리가 없습니다. 국어는 말할 것도 없고요. 이 국영수를 배제하고 어떻게 대학공부를 하겠습니까?(예체능계 제외) 따라서 입시제도가 물구나무 서기를 해서 바뀐다한들 국영수와 순위는 변함이 없겠습니다. 입시제도 자꾸 바꿔봐야 거기서 거기일 수 밖에 없습니다. 기본 문제는 대학은 고삼생들을 50을 기준으로 그보다 높은가 낮은가?를 볼 것이며 높은 학생들을 뽑고자 하는 당연한 자유의사를 가지기 때문에 경쟁은 영원합니다.

 

5. 연습문제- 미국인들을 최소한 2가지 이상으로 분류해 보고, 미국과의 교류를 최소한 2가지(국방, 경제)의 입장에서 각각의 최소한 2측면(좋은점, 나쁜점)을 생각해 봅시다. 디기 어렵네요. 음...

 

이렇듯이 무심코, 통크게 일본놈~, 북한에~, 공무원들이~ 등의 싸잡아 말하고 생각하는 버릇을 줄이고 [그 중에 일부~한 부류들은...]이라고 최소한 나눠 생각할 줄 아는 생각쟁이들이 됩시다. 격언을 인용함으로써 맺습니다. 여자라고 다 여자냐, 마음이 착해야 여자지. 또는 ##도 다 똑같은 ##가 아니여. 그 중에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당게...

 

그럼, 이만. 밥먹고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