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일깨워준 구자헌 변호사 요즘 미투와 관련되서 검색하다 알게된 구자헌 변호사의 검사시절인 2002년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사건~

그 사건과 관련하여 올라온 칼럼 중 하나의 일부


~~~~~그러나 최근 MBC와 오마이뉴스의 보도는 이러한 나의 갈등에 명확한 해답을 주었다. 보도의 주인공은 대구지검 상주지청의 구자헌 검사다. 우리 사회에서 검사는 권력의 핵에 위치한 전형적인 주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소외당한 여성을 위해 큰 일을 해냈다.


매춘행위를 강요 당해온 여성들이 윤락업소를 탈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현대판 노예문서로 불리는 ‘선불금 차용증’ 때문이다. 이 ‘각서’는 마치 매춘여성들이 업소 주인으로부터 선불을 받은 것처럼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들을 팔아 넘긴 전 업주나 소개인들이 받은 것이다. 결국 매춘여성이 업소를 탈출하는 데 성공해도 업주는 이들을 고소할 수 있고 그 동안 법원과 검찰은 혐의를 인정해 여성들을 구속처리 해왔다.


이제 업소여성들이 더 이상 사기죄 고소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됐다. 구 검사가 사법사상 처음으로 “윤락업주의 선불금 사기죄 고소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 차용증은 윤락행위 등 방지법에 의해 법적인 효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업주들은 이를 업소여성 협박용으로 사용했다. 구 검사는 지난 1997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2000년 2월 대전지검에서 처음으로 검사생활을 시작했으니 검사로서는 햇병아리이다. 이렇게 쉬운 일을 신참검사도 하는데 왜 기존 검사들은 하지 못했을까. 구 검사는 누가 했어도 자신과 똑같은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기존 검사들이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업주들은 폭력배는 물론이고 지방의 유지나 권력자와도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검사가 그들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릴 때에는 신변의 위협은 물론이고 인간관계의 단절도 감수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뜻을 펼치겠다고 권력을 추구하지만 일단 주류에 속한 다음에는 더 이상 뜻을 펼치지 못하고 좌절하고 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좀 더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더 위로 올라가야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 집단에서 통하는 규범을 따르고 자신의 이상과 타협하지 않을 수 없다.


올라가다 보면 위는 끝없이 높고 결국 언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야 하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과거 민주화 운동이나 노동운동에 앞장섰던 경력으로 국회에 진출했지만 대통령후보의 친위대가 되어 폭로정치에 앞장서는 이재오 의원이나 김문수 의원 같은 사람을 보면서 사람들은 혀를 찰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더 큰 뜻을 펼치기 위해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항변할 것이다. 아직은 그들에 대해 종합적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나는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지금 당장 옳은 일을 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못할지도 모른다. 현재의 연속이 바로 그 미래이기 때문이다.”


구자헌 검사가 바로 이런 소중한 사실을 내게 일깨워준 은인이다.


http://www.womennews.co.kr/news/view**?num=17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