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308SW는 스포츠 왜건(SW)라는 이름이 붙은 차답게 넓은 실내 공간이 강점인 차다. 이와 함께 디젤 엔진의 

높은 순발력으로 운동 능력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이런 308SW가 이번에는 MCP를 장착했다. MCP는 

수동 기반 변속기로, 연료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게 특징이다. 푸조는 308SW에 MCP를 적용해 실용주의를 

극대화 시켰다. 308SW MCP를 시승했다. 


 ▲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는 우아하고 넉넉한 스타일은 여전하다. 마치 중세 유럽의 풍만한 귀부인을 보는 기분이다. 그러나 

앞모양은 창을 든 기사처럼 날렵하고 역동적이다. 푸조를 상징하는 벨포르 라이언의 입을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 덕분이다. 푸조는 이런 디자인을 '펠린 룩(Feline Look)'이라고 부른다. 고양이과의 날렵함과 우아함을 뜻하는 

단어다.

 눈 네 개가 번뜩이는 듯한 헤드램프는 4기통 엔진을 뜻한다. 눈꼬리가 치켜 올라간 것도 특징이다. 보닛과 이루는 

각도를 최대한 줄인 A필러와 넓으면서도 입체적으로 디자인된 테일 게이트는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 유리하다.

 내부로 들어가면 실내에서 하늘을 시원스럽게 볼 수 있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가 인상적이다. 천장을 거의 모두 

유리가 차지해 개방감을 한껏 높였다. 오픈카에 탄 듯한 느낌마저 든다. 실내 곳곳에는 푸조 로고 디자인이 들어있는 

크롬도금을 더했다. 깔끔한 모습이 꽤 현대적이다. 깐깐한 프랑스인의 고집이 엿보인다.

 실내 공간의 넓이는 다른 차가 따라올 수 없다. 각 좌석의 높이 조정이나 앞뒤 움직임이 자유로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2열 시트는 폴딩 기능까지 있다. 좌석의 탈부착도 쉽고 시트를 모두 모두 떼어내면 적재공간이 2,149ℓ까지 늘어

난다. 물론 시트가 다 붙어 있을 때도 넉넉한 트렁크 공간이 기본이다. 실제로 길이가 160cm쯤 되는 스노보드를 트렁

크에 여유롭게 실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전거, 여행용 가장, 골프백 등 사이즈가 큰 레저 용품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성능

 시동음은 일반 디젤차보다 조용하다. 푸조의 오랜 고집이 만들어낸 노하우다. 그러나 외부 소음은 조금 크게 느껴진다. 

진동도 살짝 느껴지긴 하나 일반적인 디젤차에 견주면 괜찮은 수준이다. 스티어링 휠은 유럽차답게 조금 무겁다. 물론 

돌리기 힘들 만큼 무겁다는 소리는 아니다. 여성운전자라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무게다. 반응도 썩 괜찮은 편이다.

 308SW에는 1.6ℓ 디젤엔진과 수동변속기 기반 MCP를 장착했다. 이미 308과 3008에 올라가 좋은 반응을 얻은 조합이다. 

MCP의 특성답게 기어레버는 R-N-A-M으로 단순하다. 수동 기반이어서 'P' 항목이 없다. 주차 때에는 반드시 N의 위치

에 기어를 놓고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켜야 한다. 


 단점은 저속 구간의 변속 충격이다. 특히 'A'모드에서 심하며, 부드러운 변속을 선호하는 추세에 못 미친다. 그러나 

MCP로 얻을 수 있는 연료효율을 생각하면 참아낼 만하다. 토끼 두 마리를 한꺼번에 잡을 수 없는 것처럼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는 양보할 수밖에 없는 이치다. 'M'모드에 놓고 패들 시프트나 기어 레버로 직접 변속 타이밍을 맞춰서 변속하면 

스트레스는 현저히 줄어든다.

 그런 까닭에 정지했다가 출발하면 출발과 가속이 조금 더디다. 도심에서는 성질 급한 뒷차의 원성이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속 80km가 넘으면 얘기가 다르다. 1.6ℓ 엔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토크가 27.5kg·m나 되기 때문이다. 경쟁 

차종의 2.0ℓ SUV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112마력이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출력이 토크로 보완되는 셈이다.

 코너링도 뛰어나다. 코너를 빠져나오는 느낌이 재빠른 편이다. 이는 프랑스 도로의 특성인 좁은 골목 주행을 배려한 

탓이다. 확실히 기본기가 뛰어나다는 느낌이다. 직선 주로에서 가속 페달에 힘을 줘 속력을 내봤다. 시속 120km까지 무리

가 없다. 직선 주행 안정성도 좋은 편이다. 나쁘지 않은 흔들림이다. 가속 페달을 더 밟아 시속 160km까지 속도를 올렸지만 1.6ℓ 엔진의 한계는 분명했다. 

 308SW MCP가 가지는 장점은 '연비'라는 낱말 하나로 정리된다. 15억 유로(약 2조4,000억 원)를 투입한 신형 1.6ℓ HDi 

엔진은 MCP 변속기와 조합돼 ℓ당 21.2km라는 높은 연료효율을 뽐낸다. 클린 디젤을 표방하는 만큼 127g/km밖에 안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인상적이다. 가뜩이나 치솟는 고유가 시대에 푸조만의 대안인 셈이다.


 ▲평가


 높은 연료 효율을 갖춘 308SW MCP의 가격은 3,390만 원이다. 경쟁차로 꼽히는 폭스바겐의 골프 2.0 TDI와 같고, 최근 

발표한 1.6 TDI보다는 100만 원 비싸다. 감각적인 프랑스 디자인이 경쟁차보다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애프터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고질적인 선입견도 더러 약점으로 남는다. 그러나 넓은 실내 공간과 연료 효율은 분명 매력이다. 최근 레저 

활동을 즐기는 가족 단위 나들이가 늘어난 점도 308SW MCP에게는 호재다. 여유로운 데다가 실용적이고 효율마저 좋다. 308SW MCP의 진가는 여기서 드러난다. 완벽한 패밀리카, 바로 그것이다.

 

 


 





















 

 

 


시승/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