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그랜저·기아 모닝 후속 1라운드 경쟁 예고

 

올해 국산차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내수 시장을 놓고 벌이는 집안 싸움이

될 전망이다. 신년 초부터 현대차는 큰차, 기아차는 작은차를 첫 번째 주자로 내걸고 1라운드 자존심

경쟁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1월 중순 준대형급 신차 그랜저HG를 출시하고 기아차는 1월말 경차 모닝 후속(개발코드명 TA)

을 내놓고 판매 확대에 나선다. 두 차종은 체급은 다르지만 올해 양사의 내수 판매를 이끌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우선 신형 그랜저는 현대차가 그랜저TG 이후 6년여 만에 선보이는 올해 최대 야심작이다. 원래 작년 하반기

판매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지연된 탓에 지난해 현대차 전체 내수 판매실적에 적잖이 영향을 끼쳤다.

 

그랜저는 작년 한 해 총 3만2893대를 판매해 2009년 판매량(7만5844대) 대비 56.6% 감소했다. 현대차

입장에선 후속 모델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투입되는 신형 그랜저는 작년 12월 한 달간 사전 계약 대수를 받은 결과 2만대를

돌파하는 등 벌써부터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신형 그랜저의 예약 속도는 국산 준대형급 세단 중 가장

빠른 속도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작년 연간 판매 200만대 돌파로 최대 실적을 달성한 기아차는 첫 단추로 모닝 후속을 선보인다. 모닝

후속은 모닝이 2004년 1000cc급 모델로 얼굴을 내민 이후 7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된다.

 

기아차는 모닝 후속의 차명을 기존 모닝의 브랜드 파워를 고려해 교체 없이 그대로 가기로 했다. 모닝

브랜드가 국내 경차 시장을 압도하는 데다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워낙 높아 굳이 이름을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모닝은 2009년에 이어 작년에도 기아차의 내수 판매를 책임졌다. 작년 한 해 국내에서 쏘나타와

아반떼에 이어 세 번째로 10만대를 넘기며 기아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내수 모델로 이름을 올렸다.

 

모닝은 수출 판매(10만3425대)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총 20만4995대를 팔았다. 이 같은 판매량은

기아차 모델 중 포르테(36만6181대)와 쏘렌토R(23만7780대), 프라이드(22만4942대)에 이어 전체

4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현대차는 지난해 기아차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트럭·버스 등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와 RV차량

판매는 2009년 18만1434대에서 작년에는 4만7380대로 판매 격차가 크게 줄었다. 현대차는 올해

자존심 회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현대차는 내수보단 해외시장에 더 집중한 한 해였고 결과적으로 290만대를

넘기는 등 판매 호조를 보였다"며 "올해 신차가 적은 기아차보단 다양한 신차를 준비하고 있는 현대차가

내수시장에서 긍정적인 판매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