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자동차는 최근 미국에서 전기차 리프의 판매에 나섰다. 내년 한햇동안 현지에서만 5만대의 전기차를

팔아 친환경 이미지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GM도 이달 초부터 하이브리드형 전기차인 시보레 볼트의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 선까지 뛰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는 양산형

친환경차를 쏟아내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한 메이커가 동시에 다양한 그린카를 개발했지만,지금은 업체별로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특화 전략으로 선회한 모습이다.

 

◆현대 · 기아차,하이브리드카로 승부

 

현대 · 기아자동차는 친환경차 경쟁에서 하이브리드카로 승부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내년 상반기 미국에서

 쏘나타와 K5의 하이브리드형 모델을 내놓기로 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출력이 높은 휘발유 엔진을 선호하는

만큼,이 엔진과 전기모터를 병행해 연료 효율성을 높인 가솔린 하이브리드카가 인기를 끌 것이란 판단이다.

현대차는 2012년엔 자사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모델을 추가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와

바이오연료차 등 다른 기술 역시 개발하고 있지만 당분간 하이브리드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 · 기아차는 중 · 장기적으로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2012년 1000대의 수소전지차를

 시범 생산하는 데 이어 2015년 양산에 나선다. 이미 핵심부품인 115㎾급 스택(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부품)의 국산화에 성공했고,내년부터 투싼ix 수소전지차의 실증사업을 시작한다.

 

도요타는 신형 하이브리드카를 잇따라 내놓는 등 점유율 굳히기에 들어갔다. 수년 내 10종의 새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다. 내년에만 100만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후발 메이커는 전기차에 '올인'

 

'몸집' 경쟁에서 밀린 후발주자들은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전기차 시장에 먼저 도전하고 있다.

르노와 닛산,푸조,미쓰비시 등이 대표적이다.

 

르노는 전기차를 그룹의 핵심 경쟁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최근 공개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형 전기차

4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르노삼성의 뉴 SM3를 기반으로 한 플루언스와 소형 밴인 캉구를 먼저 선보이고,

소형 전기차 조이 등을 추가한다. 르노삼성도 2012년께 SM3 전기차를 부산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푸조시트로앵은 소형 전기차인 아이온 등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기로 했다. 장거리 여행을 앞둔 전기차

소유자에게 휘발유차를 빌려주는 독특한 마케팅 기법을 도입,초기 판매량을 늘리기로 했다. 피아트와

크라이슬러는 천연가스를 주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차 개발에 집중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최고경영자(CEO)는 "천연가스차는 저렴한데다 전기차의 단점인 장시간 충전도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GM은 배터리 힘으로 최장 80㎞를 달리다 휘발유 엔진으로 모터를 돌려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방식으로

490㎞를 더 주행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형 전기차를 주력으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그룹은 기존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줄인 클린디젤차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친환경차 개발에 사활을 걸어 온 자동차 업체들이 특허 선점 등의 문제 때문에

제각기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며 "수년 내 최종 승자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