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의 새로운 E클래스를 처음 접한 건 2009년 제네바모터쇼에서다. 벤츠는 부스 전체를 새로운 E클래스

만을 위한 공간으로 꾸미는 등 새 차에 매우 큰 공을 들였고, 아직도 그 광경이 생생하다. 그 E클래스는 

2009년말 국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0년에는 가히 폭발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놀라운 판매실적을

 올리며 수입차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런 E클래스의 선전에는 E300이 선봉장 역할을 했다. 매력적인 

가격과 탄탄한 제품력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덕분이다.



 벤츠는 최근 E300 2011년형에 E350과 같은 3.5ℓ 엔진을 얹었다. 배기량은 키우면서도 출력을 인위적으로 낮

춰 기존 E350과의 차별성을 유지했다. 새로운 E300이 기존 3.0ℓ 엔진을 장착한 구형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

인하기 위해 E300 엘레강스 2011년형을 시승했다.



 ▲스타일

 E클래스 중 가장 많이 팔린 E300은 2011년형도 외관 일부만 변경됐고 나머지는 구형과 같다. 앞모양을 보면

 보닛 상단에는 벤츠의 ‘세 꼭지 별’ 장식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선을 아래로 향하면 범퍼 하단의 LED

 램프 디자인이 달라진 게 눈에 띈다. 독립된 ‘ㄱ’형태에서 일체감을 살린 ‘ㅡ’ 형태로 바뀌었다. 옆모양은 우직

하다.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 특성을 그대로 살렸다. 단순하면서도 굵은 선이 차의 젊은 감각, 역동성과 무게를

 드러낸다.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E클래스의 포지션과도 잘 어울린다. 뒷모양은 단순미를 강조한 이 

차의 디자인을 마무리한다. 전반적으로 단순한 조형미를 바탕으로 세련됨과 중후함을 풍기면서 고루하지 않은

 외관을 지닌 셈이다.



 인테리어는 달라진 게 없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인테리어임을 느낄 수 있다. 단지 편안함만

 강조한 게 아니라는 이 차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운전석에 앉아 시트 위치를 몸에 맞게 조절하고 주변을 살

폈다. 센터페시아는 여타 벤츠차들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 차를 처음 접하는 운전자라면 흔히 기어 변속레버가

 있어야 할 곳에 컵홀더와 작은 수납공간만 있어 당황할 수 있겠다. 기어 변속스위치가 스티어링 휠 오른쪽 뒤

편에 자리해 있다. 전자식 변속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수동변속을 원한다면 스티어링 휠에 붙어있는 ‘패들 

시프터’를 이용하면 된다. 



 ▲주행&승차감

 E300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1.6kg·m의 성능을 낸다. 엔진 변경 이전에는 231마력, 30.1kg·m였다. 공

인연비는 ℓ당 9.2km로 이전과 같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었다. 엔진 변경으로 성능 향상과 친환경성 모두

를 살린 셈이다.



 E클래스는 세단인만큼 역동성보다는 편안함을 강조한 차다. 당연히 승차감도 탑승객의 ‘안락함’에 초점을 맞췄

다. 그렇지만 단순히 편안한 차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있어서다. 일반적인 주행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수동변속을 하며 산길을 달렸다. 출렁일 것만 같던 이 차의 숨은 재능이 드러난다. 안정

적인 자세를 유지한 채 연속 코너를 돌파할 수 있었다. 



 의외의 모습에 놀라기도 전에 쭉 뻗은 고속도로에서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았다. “고속도로에선 벤츠가 왕”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 속도계는 이미 시속 200km를 넘어섰다. 고속주행에서의 불안감은 거의 없다. 우직하게 끝까

지 밀어붙이는 느낌이 일품이다. 엔진 변경 이전의 E300과 비교하면 조금 더 부드럽게 가속된다. 7단 자동변속기

의 역할도 컸다. 매끈하면서도 빠르게 가속할 수 있게 도와준다. 



 신나게 주행하다 보니 ‘벤츠’가문의 차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자랑한다. 차가 미끄러지는 등 정상적인 움직임을 벗어

날 경우 ‘프리-세이프’기능이 작동, 창문이 올라가고 안전벨트를 당기는 등 추돌상황에 대비한다. 벤츠만의 안전철

학이 느껴진 순간이다. 급제동 상황에서도 흔들림없는 자세를 유지하며 멈춰선다.



 다시 일반적인 주행모드로 변경하고 도로흐름에 맞춰 달렸다. 부드러우면서 단단함이 전해진다. 조용히 음악을 

즐기며 편안한 운전이 가능한 데다 넉넉한 실내공간은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활용성을 높여준다. 




 ▲총평

 숨은 장점이 돋보인 차다. 엔진 변경을 통해 배출가스 저감은 물론 향상된 성능을 발휘하며 한결 부드러운 가속

감을 이뤄냈다. 또 높아진 차체 강성과 묵직한 서스펜션 세팅은 높은 완성도를 느끼게 한다. 새로운 E클래스 특

유의 탄탄한 제품력에다 성능향상이라는 매력을 더했다. 여기에 친환경성은 보너스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수

입 중형차시장에서 돋보일 수 있는 요소다. 최근들어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벤츠를 느낄 수 있는 이 차의 판매

가격은 6,970만원 이다.



 

 

시승/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출처 - 오토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