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강력해졌다. 렉서스가 최근 내놓은 LS460 스포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흔히 플래그쉽 세단이라면

우아함, 고급스러움, 편안함 같은 말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LS460은 스포트로 '고성능'과 '역동성'이라는

두 마리를 모두 잡았다. 뒷좌석에 사장님들만 태우고 다니는 흔하디 흔한 대형 세단에서 조금은 벗어났다는

얘기다. 오너 드라이버들을 위한 플래그쉽 세단 LS460 스포트. 렉서스에서 준비한 태백 레이싱 파크 미디어

시승회에서 몰아봤다.

 


 ▲스타일


 LS460가 가지고 있던 스타일은 유지됐다. 제 아무리 역동성이 강조됐다고는 해도 기함의 면모는 충분히 보

여주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고성능의 냄새도 느껴진다. 그 부분을 가장 먼저 알아 챌 수 있는

곳은 라디에이터 그릴. 매쉬 타입의 스포츠 룩 라디에이터 그릴을 장착했다. 기존 모델이 크롬 바(Bar)가 굵게

가로로 배치돼 있는 구조였다면, 스포트 모델은 바의 굵기를 줄이고 사이사이 'X'자 모양 격자 구조를 넣었다.

그래서 좀 더 강인한 인상이 가능했다.

 

 기존 18인치 휠에서 새롭게 19인치 BBS단조 알루미늄 휠을 적용했다. 다소 밋밋한 디자인을 벗어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날카롭지만 가볍지 않은 선을 그려내고 있다. 휠이 돌아가는 모습도 꽤나 멋진 모양을 만들어 낸다.

 

 실내도 변화가 눈에 띈다. 역시 LS460의 기본 기조를 따라가면서도 나무 소재를 포함했던 스티어링 휠에 가죽

으로만 마감 처리를 했다. 손에 더 감기는 맛이 있어 격한 코너링이나 레인 체인지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손을

벗어날 수 없게 디자인했다. 도어 트림이나 센터페시어 곳곳을 채운 갈색 계열 가죽들은 고성능이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성능


 LS460 스포트에는 배기량 4,608cc의 V8 4.6ℓ 엔진이 올라갔다. 최고출력은 380마력, 최대토크는 51.0kg·m이다.

제원상으로는 섭섭지 않은 수치다. 여기에 스포츠 모드로 튜닝한 에어 서스펜션과 전·후방 스태빌라이저 바와 브

렘보 브레이크 시스템 등을 설치했다.

 

 변속기도 역시 스포츠 모드로 튜닝된 8단 자동 변속기가 올라갔다. 자동 변속기의 부드러움과 수동 변속기의 빠

른 변속 타이밍을 동시에 추구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를 위한 패들 시프트도 스티어링 휠에 포함해, 기존

LS460과 차별성을 지닌다.

 

 시승이 이뤄진 장소는 태백 레이싱 파크. 고성능을 체험하기에 있어선 안성맞춤인 곳이다. 출발선에 차를 대고

시동을 걸었다. 렉서스만의 고요한 실내 소음이 정말 고성능 차가 맞나 싶은 의문까지 생겼다. 그러나 정체성이

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으므로 오히려 이런 조용함에서 어떤 성능이 뿜어져 나올까 하는 기대감이 충분했다.

 

 트랙 주행이기 때문에 안전을 이유로 앞에 세이프티 카를 세우고 주행했다. 기분대로 속력을 내다가 사고라도

나면 안되기 때문이다. 안전하면서도 차의 성능을 체험하기엔 충분한 주행이 가능한 페이스 조절을 해줬다.

 

 가속 페달을 밟고 세이프티 카를 따랐다. 생각만큼 폭발적인 가속은 아니었다. 순간 가속이 뛰어나지 않은 이유

는 차의 무게 때문이다. 대형세단의 한계다. 함께 시승에 참여한 렉서스의 테스트 드라이버도 이에 동의하는 분

위기였다.

 

 더딘 출발 가속과는 달리 40~50km/h를 넘어서자 차는 무섭게 달려 나갔다. 속도계도 함께 빠르게 위로 치고

올랐다. 이제야 비로소 고성능다운 면모가 느껴졌다. 이후 바로 첫 코너에 진입했다. 태백 레이싱 파크의 첫

코너는 매우 심하게 구부러져 있기로 정평이 났는데 빠른 속도로 돌았음에도 쏠리는 느낌이 나지 않았다.

 

 차가 무거우면 원심력이 더 작용해서 코너에서는 바깥쪽으로 쏠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LS460 스포트는

크고 무거운 차답지 않게 코너를 매끄럽게 돌아버렸다. 출발 가속이 심심했지만, 고속과 코너링에서는 개발 컨

셉트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후 코너 몇 개와 슬라럼 구간을 넘어 직선 코스로 들어섰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꾹 눌러 밟았다. 차는 묵직하

게 뻗어나갔다. 직접 운전하는 즐거움을 표현했다는 설명이 이때 쯤 이해가 됐다.

 

 함께 시승한 렉서스의 첫 고성능 모델 IS-F의 시승기에서도 잠깐 언급했듯, 렉서스기 때문에 저속이든 고속이든

조용한 실내는 정말 렉서스답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차 안에는 세이프티 카의 진행요원과 연락을 하기 위한 무전

기가 놓여 있었는데, 그리 크지 않은 음량임에도 또렷히 들렸다. 브레이크 성능도 우수했다. 전반적으로 잘달리고

잘돌고 잘서는 자동차 본디 역할을 충실히 했다.

 


 ▲총평


 태백 레이싱 파크 시승은 고성능 차를 제 맘대로 시운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경험이 됐다. 그러나 일반

도로 시승은 없었는데 이 대목은 참 아쉽다. 이 차가 움직여야 할 곳은 거의 모두 일반도로이기 때문이다. 그런 도

로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체험할 수 있었다면 좀 더 나은 시승회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LS460 스포트는 운동 성능을 높일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높였다는 점이 기존과 비교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러나

여타 고성능 차처럼 성격 자체가 과격하거나 속도만을 위한 즐거움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LS460 스포트가 직접 운전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장님을 위한 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렉서스 특유의 우아함 안

에서 최대한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그 설명 그대로 역할을 하는 차다. 가격은

1억2,980만 원.

 

 

 


 












 

 

 

 

 

 

시승/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출처 - 오토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