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레이싱파크서 역동적인 주행성능 과시
빠르고 민첩하고 힘 넘쳐···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는 스포츠카를 향한 열망이 대단하다. 올 연말 전 세계 500대 한정

생산에 들어가는 4억원대 LFA 슈퍼카는 단적인 예다. 지난달 한국도요타가 국내 판매에 나선 렉서스

IS시리즈의 고성능 'F' 스포츠세단도 그 맥을 같이 한다. 렉서스가 한국에서 고성능 스포츠세단을 공

개한 것은 'IS F'가 처음이다.

 

렉서스 IS F는 렉서스의 소형급 세단인 IS시리즈를 기본 바탕으로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개선한 모델이

다. 기존 IS250 스탠더드의 두배에 달하는 배기량 5000cc급 V8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강력한

스포츠세단으로 재탄생했다. 렉서스가 내건 F시리즈는 운전하는 즐거움을 극한까지 추구하는 것을 목

적으로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IS F는 지난 2002년 글로벌 렉서스 브랜드 전략의 핵심사업이 시작된 이후 2년 뒤에 개발 프로젝트를 인정

받았다. 당시 300여 명의 팀원을 직접 선발해 독일의 뉘르부르크링, 프랑스의 폴 리카르드, 미국의 라구나

세카 등 세계 각지의 서킷에서 주행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운전자의 즐거움과 즐거운 경험 제공을 근본 가치

로 제작됐다.

 

지난 15일 태백 모터레이싱 파크에서 만난 렉서스 개발센터의 야구치 유키히로 수석 엔지니어는 당시 이

프로젝트에 관여한 인물로 IS F의 개발 배경을 이 같이 설명했다. 나고야 공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지난 1977년 도요타에 입사해 올해로 33년째 근무하고 있는 그는 "렉서스 IS F는 고성능의 강인한 고급

스포츠세단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강원 태백 모터레이싱 파크에서 렉서스 IS F를 직접 만나 볼 기회를 가졌다. 시승은 IS F가 고성능

스포츠세단인 까닭에 성능 테스트 중심으로 이뤄졌다. 코스는 레이싱 트랙내 직선구간 고속주행을 포함

슬라럼, 헤어핀(U턴 코스에 가까운 급코너링) 등 IS F의 움직임을 체험하는 구간이었다.

 

핼맷 착용 후 IS F의 시트에 앉고 레이싱 트랙 위를 달려봤다. 가속성을 확인하기 위해 직선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보니 시속 190km까지 순식간에 올라갔다. 이후 브레이크 성능을 테스트했는데 렉서스가

브렘보(Brembo)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고성능 브레이크는 응답 속도가 무척 빨랐다. 슬라럼 코스에서도

IS F 핸들링은 민첩했고 서스펜션은 빠른 주행에서도 노면 마찰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시속 100km가량 주행에서 헤어핀에 도전해봤다. 차량이 살짝 옆으로 밀려났으나 차체를 꽉 잡아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IS F 계기판의 최고 속도는 270km/h로 표시돼 있다. 일반적인 수치는 250km/h인데 이보다

높은 게 특징이다. 이처럼 트랙을 수차례 질주하는 동안 IS F는 운전하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레이싱 본능을

자극했다.

 

한국도요타는 이날 IS F의 고성능 테스트를 직접 보여주기 위해 일본의 전문 레이싱팀을 대거 초빙했다.

1996년 아시아 퍼시픽 랠리 우승자인 요시히로 카타오카 씨, 2008년 FIA 아프리카 랠리 챔피언십 우승자인

히데아키 미요시 씨, 1984년 재팬 랠리 챔피언십 우승을 비롯 1997년 몬테카를로 랠리 참가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 야스오 쿠사카베 씨가 직접 레이싱 시험 주행을 선보였다.

 

IS F는 듀얼 흡기 방식의 5.0ℓ V8 VVT-iE 엔진이 장착, 출력은 최대 423마력까지 낸다. IS250 세단이 갖춘

207마력과 비교하면 물리적 힘은 배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은 5초 안팎이다.

엔진 사운드는 속도에 따라 배기(저속), 흡기(고속), 순수 엔진(최고속) 등 3단계로 변한다. 이는 운전의 즐

거움을 한층 높여주는 장치다.

 

평소 고급 세단의 가치와 모터스포츠를 동시에 즐기고 싶었던 운전자라면 'IS F'는 충분히 매력적인 차다. 현재

IS F는 세계 시장에서 8000대(미국 약 3500대)가량 판매됐다. 가격은 8800만원으로 BMW M3, 아우디 RS5 등

경쟁 모델보다 싸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