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입차 시장에선 일대 파란이 일었다. BMW의 중형 세단 뉴 520d가 처음으로 국내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인기 모델인 폭스바겐 골프와 벤츠 E300,도요타 캠리 등을 모두 제쳤다. 주양예 BMW 코리아 이사는 "연비에 관

심이 높아지면서 경유차인 520d의 실용성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카와 클린디젤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름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

다 가격인하 경쟁까지 불붙어서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출시가 본격화하는 2012~2013년 전까지 ℓ당 20~30㎞를

달릴 수 있는 신차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 줄줄이 세대교체

 

혼다 코리아는 오는 19일 소형 하이브리드카 인사이트를 출시한다. 배기량 1300cc급 휘발유 엔진에다 전기 모터

를 얹었다. 연비는 ℓ당 24㎞ 선이다. 박종석 혼다 코리아 상무는 "월 100대 이상 판매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도요타 코리아는 작년 말 국내에 진출하면서 3세대 프리우스를 선보였다. 기름 1ℓ로 29.2㎞를 달릴 수 있다. 도요

타는 1800cc 엔진을 장착한 '렉서스 CT200h'를 내년 초 추가한다. 렉서스의 첫 소형 하이브리드카다.

 

푸조는 내년 여름께 3008 하이브리드4를 내놓는다. 세계에서 처음 경유 엔진을 기반으로 만든 하이브리드카다.

푸조를 수입 · 판매하는 한불모터스의 송승철 사장은 "경유차의 효율성이 휘발유차보다 30% 높다는 점에서,경유

하이브리드카의 매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대 · 기아자동차는 내년 초부터 쏘나타와 K5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한다. 연비가 ℓ당 21㎞ 수준이다.

 

 

◆유럽형 '클린디젤차'가 대항마

 

하이브리드카 못지 않은 연비를 내는 대표적인 모델은 클린디젤차다. 유럽 제조업체들이 경유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푸조는 지난 8월 ℓ당 21.2㎞를 달릴 수 있는 뉴 308 MCP를 출시했다. 1600cc급 경유 엔진을 장착했는데,2ℓ 연료로

약 40㎞를 주행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폭스바겐은 내년 초 인기 모델인 골프의 친환경차 버전(블루모션)을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1600cc급 경유 엔진을

얹어 국내 기준 ℓ당 25㎞의 연비를 낼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박동훈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은 "골프 블루모션

가격은 3000만원대 중후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유차의 장점은 하이브리드카에 비해 차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다. 정비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다만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취득 · 등록세 감면 혜택(2012년 12월31일까지 한시 적용)을 받을 수 없다.

 

 

◆"연비 좋아도 비싸면 안팔려"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은 연비 경쟁과 함께 차값을 낮추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ℓ당 23.2㎞의 연비를 자랑하는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3780만원)의 월 판매량이 올 들어 4.1대 수준으로 떨어졌고,프리우스 역시 월 판매량이 30~40대

수준에 불과한 것도 가격이 높아서란 판단이다.

 

이에 따라 BMW 코리아는 지난 8월 뉴 520d를 출시하면서 차값을 종전보다 50만원 낮춘 6240만원으로 정했다. 푸조

역시 신형 308 MCP의 가격을 종전보다 220만원 인하한 3190만원으로 책정했다. 혼다는 인사이트 가격을 2900만원

선으로 잠정 결정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