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김정호 부장판사)는 정체된 차량 사이로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들이

받아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시내버스 운전기사 우모씨의 파기환송

심에서 우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우씨가 운전하는 버스는 앞차를 따라 상당한 속도로 전용차로를 달리고 있었고 그 우측

에 차량이 정체돼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우씨 입장에서는 차 사이로 보행자가 건너오지 않을 것

이라고 믿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운전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널목의 신호가 적색일 때 정지한 차량 사이로 보행자

가 건너오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하는 것이 당연하며 그렇지 않은 상황까지 예상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우씨는 작년 3월 서울 강남대로에 설치된 중앙 버스전용차로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다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적색인 상태에서 도로 가운데 설치된 정류장을 향해 일반 차로에 정체된 차량 사이로 무단

횡단한 박모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기소됐다.

 

1심은 `박씨의 무단횡단을 예상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미처 건너지

못한 보행자가 건너오는지 잘 살필 의무가 있었다'며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우씨는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고 대법원은 `우씨가 정체된 차량 사이로 무단횡단하는 피해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세원 기자 sewonlee@yna.co.kr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