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는 10월 한 달 동안 중형 세단 토스카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150만원을 깎아주기로 했다.

제조사에 상관없이 6년 이상 된 준중형급 이하 차량을 소지하고 있으면 추가로 100만원을 할인해준다.

 

배기량 2000cc급 중형 세단 시장에서 할인 경쟁이 뜨겁다. 지난 5월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K5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현대자동차 르노삼성 등 경쟁사들이 일제히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중형차는 글로벌 금융위

기의 후폭풍이 몰아닥친 지난해를 제외하곤 최근 10여년 동안 줄곧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켜온 차급으로

수요층이 두터운 만큼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시장이다.

 

 

◆ "내가 더 싸다"… 할인 경쟁 점화

 

현대차는 쏘나타에 대해 연 1%의 파격적인 할부금리를 이달에도 유지하기로 했다. 판매량이 계속 감소하다

파격 할부 조건을 내건 덕분에 지난달 1만3860대나 팔리는 호조를 보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8월(7381대)

보다 77% 급증한 실적이다.

 

쏘나타를 구입하는 사람이 차값 중 1500만원에 대해 36개월 할부를 이용하면 정상 할부(연 7.95%) 때보다

총 167만원을 아낄 수 있다. 할부기간은 12~36개월 중 선택할 수 있다.

 

르노삼성은 이달 뉴 SM5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파노라마 선루프 등 92만원 상당의 프리미엄 선택사양(옵션)을

무상으로 장착해준다. 이를 원하지 않으면 차값에서 92만원을 빼준다. 23만원 상당의 마사지 시트를 장착해준

지난 8월보다 고객에게 주는 혜택을 크게 늘렸다.

 

기아차는 K5에 대한 할인(10만원)을 이달부터 시작했다. 중형 세단 중 가장 늦게 선보인 신차이지만,경쟁차의

공세가 거세다는 판단에서다.

 

GM대우는 토스카에 대해 최대 250만원을 깎아주되,소비자가 할부를 원할 경우 차값의 30%를 선수금으로 받은

뒤 나머지 금액은 최장 36개월까지 무이자를 적용하기로 했다.

 

 

◆ K5가 촉발… 중형차 판매 급증

 

중형 세단은 2007년 국내에서 25만539대가 팔리면서 전체의 20.6%를 차지했다. 작년 경기 침체 여파로 판매

비중이 19.2%까지 낮아졌지만,쏘나타(작년 9월)와 뉴 SM5(올 1월),K5(올 5월) 등 신차 출시가 이어지면서 올

들어 22.0%로 다시 급증했다.

 

중형 세단 경쟁에 불을 댕긴 것은 K5다. 세련된 외관과 첨단 편의장치를 무기로 출시 직후 매달 8000~1만대씩

팔리고 있다. 종전 모델인 로체의 월 판매량(2000~3000대)보다 3~4배 많은 숫자다. 지금도 K5를 계약하면 2~3개월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는 K5 출시 직전인 지난 4월 선대응 차원에서 '안전성 강화 쏘나타'를 내놓은 데 이어 6월엔 2011년형 쏘나

타를 일찌감치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2011년형 쏘나타는 전동식 운전대와 운전석 통풍시트 등을 추가해 약 60만

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르노삼성 역시 지난달 사이드&커튼 에어백을 전 모델에 기본 장착한 2011년형 뉴 SM5를 내놨다. GM대우는 내년

토스카 후속 모델을 출시,본격적인 4강 구도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국산 중형 세단은 해외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K5는 이달 중순부터 미국 시장에서 쏘나타와 격돌한다. 현대

차와 기아차는 쏘나타와 K5를 유럽 시장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