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머슬카의 대명사 포드 머스탱이 2011년형으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엔진을 얹었다. 신형의 가장 큰 특징은

최고출력이 309마력으로 높아진 점이다. GT 버전이 국내에 출시되지 않아 반쪽짜리 머슬카라고 비판 받아온

머스탱이 비로소 '아메리칸 핫로드'의 진면목을 보여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연료효율까지 높여 회사는 주행성능과 환경성능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자신한다. 70년대

미국 20대 문화의 아이콘이자 여전히 도로 위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포드 머스탱을 시승했다.

 

 

 


 ▲스타일


머스탱의 스타일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존재 자체로 개성을 나타내는 디자인을 굳이 변경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요즘에 다시 클래식한 디자인이 각광받는 복고풍이 유행인 까닭도 있다. 머스탱이 디자인이 현대

적으로 바뀐다면 더 이상 머스탱이라는 이름도 고수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신형은 세부적인 변경만이 있었다. 헤드램프가 새롭게 바뀌고, 휠 플레어는 가죽이 휠을 감싸는 것처

럼 단단하게 조각했다. 사이드 캐릭터 라인도 좀 더 강렬해졌다. 솟아오른 파워 돔은 근육질을 연상시키면서

엔진 냉각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잊지 않았다. 사이드 미러에는 사각지대를 없애는 블라인드 스폿 미러를 달

았다. 블리스(BLIS.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를 장착하지 못한 단점을 완벽히 상쇄했다.

 

 

 

 

실내도 큰 변경은 없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계기판의 변화가 눈에 띈다. 시속 260km까지 새겨진 속도

계와 8,000rpm의 타코미터는 고성능 스포츠카를 연상시킨다. 여기에 알루미늄으로 테두리를 둘러 좀 더 발랄

한 표현을 했다. 실내 곳곳에는 TPO(Thermo Plastic Olefin)이라는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했다. 일반적인 플

라스틱의 질감보다 부드러운 촉감을 낸다.

 

 

 

 

센터페시어에는 터치스크린 기능이 들어간 8인치 LCD 패널을 적용했다. 여기에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함

으로써 현지화에 충실했으며, 후방카메라와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공동 개발한 '포드 싱크' 기능을 추가했다.

 

올 글라스 루프로 탁 트인 개방감을 주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이 유리는 UV-필터링 기능을 갖춰 96% 자외선

과 90% 적외선을 차단한다.

 

 

 


 ▲성능


신형 머스탱에는 V6 3.7ℓ DOHC Ti-VCT 엔진이 올라갔다. 4기통 SOHC를 썼던 이전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

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새로운 엔진에는 트윈 독립식 가변 캠샤프트 타이밍 기술을 적용했다. 밸브의 열고

닫히는 시점을 조절해 엔진의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로써 최고출력은 309마력, 이전 모델보다 무려

100마력이나 높아졌다. 최대토크는 38.7kg·m이다. 좀 더 풍부한 가속력이 가능해졌다. 변속기는 5단에서 6단

으로 변경됐다.

 

 

 

 

시승 전 포드코리아에서는 "엔진 소음을 억제해 기존 모델보다 운전의 재미가 많이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엄살(?)을 부렸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어보니 예전보다 뚜렷이 낮아진 진동과 소

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고성능 슈퍼카를 비롯한 스포츠카들이 거의 모두 일상생활을 즐길 수 있

는 스포츠카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머스탱이 이런 기조를 따라가고 있다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속력을 즐기는 마니아층만을 위하는 차가 아니라 대중적인 인기를 원하는 탓이다. 그러나 확실히 엄살대로 재

미는 반감됐다. 머스탱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강력한 이미지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 한 발짝 물러나 야들야들

해진 성격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구형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는 회사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저속에서 특히 그랬다. 튀어 나갈 때 느껴지는 폭발적인 순간 가속이 소리가 억제되니 잘 느껴지지 않았다. 이

것은 6단으로 변속기가 넘어오면서 기어비가 촘촘해진 것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속도가 조금 더 올라가면 상황이 다르다. 309마력의 힘이 그대로 닿는 듯했다.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신

형 머스탱의 힘은 빛을 낸다. 엔진회전수도 어느덧 3,500rpm을 넘어 7,000rpm까지 급격하게 끌어올린다. 머슬

카의 유전자에 핫로드의 성격까지 그대로 담아낸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

 

 

 

 

섀시 강성이 15%, 댐퍼와 스프링이 4% 단단해졌다고 하는데 수치상으로는 아무리 설명해도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풀어 설명하자면 단지 조금 더 단단해지고 안정적으로 변한 느낌이다. 실제로 고속에서도 흔들림 없

이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였다. 스티어링의 반응도 예민한 편이다. 돌리면 돌리는 대로 바로바로 반응하고 돌

리는 각도에 따라 확실하게 머리가 돌아간다.

 

그러나 시속 200km이상은 밟을 수 없었다. 안전제한을 걸어놓은 탓이다. 그 이상 충분히 속력을 낼 실력이 있

음에도 제한이 걸린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30~40km/h쯤 위로 세팅했더라면 서운함이 이렇게 크진 않았을

것이다. 회사는 포드의 모든 차가 보통 180~200km/h 사이에 안전제한을 걸어 놓는다고 전했다.

 

머스탱도 이런 기본 방침을 피해 갈 순 없었다. 머스탱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인 셈이다. 더러 서비스센터를 찾

아 이 안전제한을 풀어달라는 요구를 하는 소비자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고 발생 때 보증을 받을 수 없으므

로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따라붙는다. 뭐든지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편이다.

 

 

 


 ▲총평


그동안 머스탱은 4기통 SOHC으로서 외형은 머슬카였을지 모르겠지만, 성능으로는 전혀 근육질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새로운 엔진을 얹은 머스탱은 비록 대중적인 성격을 담긴 했어도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고속주행의 탁월함이 느껴진다.

 

따라서 이제 겉과 속 모두 '머슬카'로서 진화한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쿠페형 4,200만원, 컨버터블 4,800만원

이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도 머스탱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시승/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 - 오토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