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 범퍼' 배장기에 밀려 참사 모면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40대 장애인이 술에 만취돼 지하철역 선로에 떨어졌다가 전동차에 치였으나 가벼운 상처만 입은 채 목숨을 구했다.

 

코레일과 경찰에 따르면 지체장애3급인 이모(46)씨는 20일 오전 6시25분께 지하철 1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선로에 떨어졌다.

 

곧이어 병점발 성북행 전동차가 역 구내로 진입하면서 이씨를 치여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했다. 승강장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승객들은 이씨가 십중팔구 죽었을 것으로 걱정했다.

 

그러나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승무원이 전동차 밑을 살펴본 결과 이씨가 머리에 가벼운 상처만 입었을 뿐 멀쩡했던 것이다.

 

선로 위에 누워 있는 이씨를 발견한 기관사가 급제동해 속력을 낮췄고, 전동차 앞쪽에 설치된 배장기가 이씨를 선로 옆으로 밀어낸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배장기는 돌덩어리 등 안전운행을 저해하는 물체가 선로에 있을 때 전동차의 탈선을 막고자 걷어내는 역할을 하는 장치로 자동차의 범퍼 역할을 한다.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는 이씨는 "술에 취해 역까지 간 것은 생각나는데 그 이후 일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119구조대가 출동해 선로 위의 이씨를 꺼낼 동안 승객이 다른 열차를 갈아타느라 해당 전동차는 40여 분간 정차했지만, 다른 열차가 복복선 선로를 이용해 운행에 차질을 빚지는 않았다.

 

 

 

 

 

한미희기자 eoyyie@yna.co.kr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