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성공한 성난황소를 만나다


람보르기니의 가장 위험한 황소를 만나보기 위해 도산대로에 위치한 람보르기니 서울 매장을 찾았다.

 

레이싱게임 혹은 강남 거리에서 아주 가끔 만날 수 있었던 슈퍼카의 엔진음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흥분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성난황소 람보르기니의 V10이라면 정신이 혼미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시승하게 될 차량은 오렌지색의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

 

슈퍼레제라는 이탈리아어로 '초경량'이라는 뜻이며, 570의 의미는 최고출력인 570마력, 4는 4륜구동을 의미한다.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가야르도의 기함으로써 그 자태를 뽐냈던 차로 가야르도 라인업 중 가장 가볍고 강력한 성능을 지녔다.

 

LP570-4 슈퍼레제라는 총중량 1,340kg으로 가뜩이나 가볍게 설계된 가야르도를 카본파이버와 알칸타라, 티타늄, 폴리카보네이트 등의 부품 적용으로 쥐어짜고 짜내는 극한의 다이어트에 성공해 경량화에 성공했다. 내/외관을 한번 훑어보기만 해도 그 노력이 바로 느껴진다.

 

이렇게 가벼운 차체에 570마력이라는 출력, 그리고 4륜구동이라니.. 이 얼마나 사람을 흥분하게 하는 스펙인가!

 

 

 

▲ 초경량 4륜구동 슈퍼카인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를 만나기 위해 도산대로를 찾았다.
 

 

▲ 시승을 기다리며 으르렁 거리고 있는 슈퍼레제라 시승차.


 

▲ 아쉽게도 시승 당일 장대비가 쏟아져 걱정을 했지만 걱정은 잠시, 경쾌하게 고속도로로 빠져나갔다.

 

 


 


성난 황소 네발로 도로를 움켜쥐다

 


안타깝게도 약속된 시승날 태풍의 영향으로 장대비가 쏟아졌다.

 

'아 오늘 시승은 이대로 망하는 것일까..'라는 염려와 함께 시승코스도 가까운 곳으로 변경하였고 최대한 안전한 주행을 컨셉으로 시승을 하기로 했다.

 

이런 하드코어한 차로 서킷은 커녕 제대로 된 시승도 불가능한 상황이 안타깝다고 생각하자마자 시승차는 고속도로에 무섭게 진입했다.

 

본인이 2003년경 BMW M3 E46 수동모델을 탔을때 느꼈던 정신적인 충격이 있었다. '이차는 미친차다.'하고 말이다.

 

수년이 지나 많은 차량을 시승해 보았지만 그때의 임팩트를 깨버리는 차가 아직 없었다. 하지만 날씨에 대한 실망은 잠시. 코너를 돌아나가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접지력과 직진코스에서 느끼는 자연흡기 직분사 V10의 펀치력은 필자를 공포에 떨게 만들기 시작했다.

 

직진성능과 가속능력에 있어서 570마력의 5.2리터 직분사 V10 엔진과 E-기어의 조합은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에 올려놓았고 초반가속도 가속이지만 100~200km/h 사이의 가속능력은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빨랐다.

 

하드코어한 슈퍼카를 제대로 즐겨본 적이 없는 필자로써는 그저 '어흑어흑' 거리며 성능에 감탄만 할 뿐이었지만 람보르기니 관계자와의 대화에서 나왔던 코멘트 중 하나가 LP570-4가 보여주는 LP560-4과의 10마력의 차이는 엄청나게 폭발적이지 않으며 '음 10마력 올랐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정도라고 한다. 파워의 마진이 어느정도 더 확보되었다는 뜻.

 

길이 좋아져 '스포트'모드로 전환하여 본다. 배기음이 한층 풍부해지고 움직임이 민첩해진다. E-기어의 변속느낌은 과격하면서도 오차없이 굉장히 빨라 '디지털'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일부 람보르기니 매니아들은 신형 모델들의 직분사와 E-기어의 조합보다 구형의 느낌을 더욱 그리워 한다고 한다. 마치 24비트 CD의 깨끗한 음질을 포기하고 1비트 해상도의 풍부한 사운드를 원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여하튼 슈퍼레제라의 동력성능은 굉장히 섬세하고 강력했다.

 

 

▲ 어디에서도 가야르도의 디자인은 단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 신호등의 파란불이 켜지기가 무섭게 570마력의 성난황소는 3.4초만에 시속 100km/h에 달리게 된다.


 

▲ 슈퍼레제라는 가속성능, 제동력, 코너링 모든 부분에서 슈퍼카라는 말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고속도로 주행을 하고 개통된지 얼마 안된 한적한 도로에 가보았다.

 

메이커 발표 0-100km/h 도달시간이 3.4초이지만 스톨스타트를 할 경우 0.2초가량 줄어든다고 한다. 실제로 스톨스타트를 하자 버킷시트에 몸이 파묻히고 공군비행능력 중력실험처럼 살들이 뒤로 밀려나는 압력를 느낄 수 있었다.

 

촌스러운 척, 무서운 척 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이미 본인의 팔과 다리는 슈퍼레제라에 겨우 의지하고 있는 수준.

 

전 8피스톤, 후 4피스톤의 브레이크의 제동능력 또한 굉장히 뛰어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원하는 시점에 제동을 가능케 하고 피렐리제 P-ZERO 타이어 또한 제동력과 그립력에 있어 도로와 끈적끈적하게 붙어다닌다는 느낌을 받게 해주었다.

 

140km/h 정도의 고속 오르막의 코너링에서 보여준 슈퍼레제라의 4륜 접지능력은 정말로 이런게 '하드코어'라는 말을 연발하게 할 정도로 착착 돌아나간다. 물론 가속페달에서 발을 절대로 떼지 않는 상황.

 

 

▲ 슈퍼카는 시야가 좁다고? 천만의 말씀. 후방 시야확보를 위해 사이드미러의 사이즈를 키웠다.

 


 

 

슈퍼카는 불편해? 가야르도는 현대보다 편하다!


슈퍼레제라를 처음에 탈 때에는 '탑기어에서나 보던 불편한 슈퍼카'라는 생각에 부담이 밀려왔다.

 

하지만 가속시, 고속주행시, 일반 시내도로를 주행하면서 어느새 몸은 출력에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람보르기니가 대중과 친해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흔적이 보였다는 것이다.

 

첫째로 슈퍼카로써 컨디션에 따른 차량 스트레스가 적다는 것이다. 이는 람보르기니가 아우디와 함께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엔진과 미션의 내구성이 상당히 향상되어 가혹주행에 따른 스트레스도 없을 뿐더러 어떠한 상황에서도 슈퍼카로써의 예민한 스트레스를 표출하지 않았다. 또한 클러치의 내구성이 상당히 향상되어 실제 소유주가 3만km 이상을 타고도 교체하지 않고 운행하는 경우도 있고, 람보르기니 관계자도 클러치에 대한 클레임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두번째로는 운전의 편안함이다. 가야르도의 포지션이 그나마 대중적이어서일까? 하드코어 중에서도 하드코어 슈퍼카인 슈퍼레제라를 운전하면서 고정관념 속 슈퍼카의 불편함을 느껴보지 못했다. 버킷시트의 낮은 시트포지션으로 전방시야는 뭐 어쩔 수 없지만 기존모델보다 커진 사이드미러는 후면 시야 확보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고, 저속 주행 및 시내주행에서 굉장히 타이트한 서스펜션은 운전자의 허리에 엄청난 데미지를 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바로 깨져버렸다. 일반 주행시 서스펜션은 충격을 상당수 걸러주며 나쁘지 않은 승차감을 제공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노멀 모드일 때의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편의장비가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다는 점.

 

보통 한국사람들끼리 자동차이야기를 하다가 멋진 슈퍼카 이야기가 나오면 100이면 100 '우리나라에 그만큼 밟을데가 어딨나? 그런차는 불편해!' 이런 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야르도 슈퍼레제라는 재미있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제공할 뿐더러 국내 실정에서도 불편함이 없도록 여러부분 신경을 썼다. 대중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불편한 슈퍼카'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주행중 과속방지턱이 나타나면 리프팅 버튼을 눌러 순식간에 차의 앞부분이 5cm가량 올라가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다. 보통의 슈퍼카에는 기본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옵션이다. 후진 시, 후방카메라가 작동하는 것, 글로브 박스 안에 아이팟 전용 연결 잭이 있다는 것 등의 디테일이면 박수쳐줄 만한 것 아닌가. 게다가 슈퍼레제라는 '초경량'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옵션들이 국내에는 기본장착된다. 대중과 더 친해지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 차고를 최대로 올린 모습. 과속방지턱을 만나면 리프팅 버튼을 이용해 순식간에 차고를 5cm가량 높일 수 있다.


 

▲ 초경량 슈퍼카라고 하기엔 풍부한 기능의 센터페시아. 조작에도 불편함이 없으며 실내 곳곳에 적용된 알칸타라 내장제는 최고의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해준다.
 

 

▲ 글로브박스 내부에 준비되어 있는 아이팟 전용 잭. 람보르기니가 불편하지 않은 슈퍼카가 되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흔적 중 하나.

 


 

 

남성미 넘치는 황소의 울부짖음. 슈퍼레제라


이번에 시승하게 된 슈퍼레제라 시승차는 일본, 중국을 거쳐 국내에 체류하다가 곧 일본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고 한다.

 

람보르기니는 최고의 슈퍼카 까로체리아로써의 기술력의 자존심을 지켜낼 뿐 아니라 더 많은 운전자와 친해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국내에는 앞으로 슈퍼레제라 외에도 후륜구동 저가형(?)모델인 'LP550-2' 출시를 앞두고 있다. 2억 9천만원이라는 공격적인 가격으로 데뷔하지만 이 차의 제로백은 3.9초로 무시할 수 없는 무서운 차이다. 추후 이 모델이 가야르도 라인업의 주력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에도 극비리에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무르시엘라고 후속모델 '이오타'와 4도어 슈퍼카인 '에스토크'로 람보르기니는 계속 진화를 꾀하고 있다.

 

 

 

▲ 시승을 마치고 돌아온 슈퍼레제라 시승차는 쇼룸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 엠블럼이 보여주는 이미지 그대로 람보르기니는 그 어떤 브랜드도 따라하지 못하는 남성성과 와일드함을 가진 차이다.

 


 

 

시승기를 마치며

 

 

사실 본인의 스킬과 지식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슈퍼카인 가야르도 슈퍼레제라를 만나게 되었다.

 

게다가 장대비까지 쏟아져 극한의 성능을 체험해 볼 수 조차 없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이 오히려 너무 매니악한 시점으로 보지 않고 객관적이고 대중적인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 것 같다.

 

가야르도 슈퍼레제라의 폭발적인 성능도 당연히 감탄할 부분이지만 예상치 못했던 부분에서 이 차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시승에 협조해준 람보르기니 서울에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의 계획에 응원을 보낸다.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

 

사양 제원 변속기형식 E-GEAR(6단) 길이/폭.높이(mm) 4386/1900/1165 휠베이스(mm) 2560 공차중량(kg) 1340 승차인원(명) 2 엔진형식 v10 배기량(cc) 5204 최고출력(cv/rpm) 570/8000 최대토크(kg.m/rpm) 55/6500 최고속도(km/h) 325 0-100km/h(초) 3.4 무게당출력비(kg/cv) 2.35 앞뒤무게배분(%) 43-57 타이어사이즈(앞) 235/35 ZR 19 타이어사이즈(뒤) 295/30 ZR 19 연료탱크용량 90 가격 395,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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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보배드림]

 

 

보배드림 컨텐츠담당

 

 

글           - 전용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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