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12일 올가을 미국 시장에 시판되는 현대자동차의 고급 세단

에쿠스의 성공 가능성을 분석하는 장문의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LAT는 이날 일요판 비즈니스 섹션 톱기사에서 현대차가 그동안 품질과 명성, 시장점유율 면에서 모두

성장했지만 6만달러 가격대의 에쿠스가 경쟁업체들이 선점한 미 고급차 시장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11월부터 판매될 에쿠스는 미국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 메르세데스

등과 경쟁해야 한다.

  

LAT는 우선 렉서스(도요타)와 아큐라(혼다), 인피니티(닛산) 등 일본의 고급차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에

먼저 진출한 벤츠나 BMW 등 기존의 고급차 브랜드들과 당당히 경쟁한 점을 들어 에쿠스도 성공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생산 및 디자인 컨설팅업체인 `카랩'의 에릭 노블 대표는 "렉서스의 성공이 가능하도록 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다른 고급차의 성공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최근 시장에서 `싼 차'라는 이미지를 많이 개선했지만 아직 고급차 시장에 진출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고 LAT는 분석했다.

  

한때 렉서스를 몰았다가 현재 BMW를 가진 한 전직 기업 임원은 LAT와 인터뷰에서 "5만 달러가 넘는 자동

차를 사려는 사람들은 현재로선 한국 자동차를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리스 고객에 주목하고 있으나 이 또한 쉽지 않다. 메르세데스 CLS 550 모델을 리스 중인 기업컨설

턴트 브라이언 카디슨은 내년 초 리스계약이 끝나는 대로 7만5천∼8만5천달러 가격대에서 포르셰 파나메라나

다른 메르세데스 모델, 또는 재규어를 리스할 계획이다.

  

카디슨은 "현대는 훌륭한 차를 만들고 최근 5~6년동안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고 생각해 에쿠스에 호기심이

있지만 에쿠스가 아직은 리스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현대차는 에쿠스를 위한 전문 딜러망을 따로 만들지 않고 약 800곳의 기존 현대 딜러 중 약 250곳에서 에쿠

스를 취급할 계획이지만 이것이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카랩'의 노블 대표가 지적했다.

  

일본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 고급차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별도 딜러망을 구축하고 딜러들을 상대로 `부자 고객'

을 상대하는 교육을 따로 시행했었다.

  

그러나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장은 그런 위험성을 혁신적인 방법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굳이 소비자들이 에쿠스를 구매하기 위해 딜러를 찾을 필요 없이 소비자의 집으로 에쿠스를 직접 운송해 시험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크라프칙 법인장은 현대 에쿠스는 메르세데스와 BMW 같은 고급 독일차를 몰다가 경기침체의 어려운 상황을

맞은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