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이 미국 자동차부품 회사인 델파이로부터 대성전기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전기자동차 부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대성전기는 스위치와 릴레이 등 국내 자동차용 전장부품 업계 1위 회사로 연간 매출규모는 4000억원 수준이다.

 

LS 관계자는 "미래형 자동차 부품사업 육성을 위해 LS엠트론을 통해 델파이가 갖고 있던 대성전기 지분 49.5%를 전량 인수했다"고 29일 밝혔다. LS엠트론은 LS전선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기계 · 부품 회사다.

 

◆전기차 부품 미래성장동력으로

 

LS는 전기차와 관련이 많다. 태생적으로 '케이블(전선)'을 기반으로 성장해 '전기가 흐르는 사업'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대신 전기에너지로 바퀴를 굴리는 전기차가 유망산업으로 떠오르면서 LS는 그간 쌓아온 경험을 전기차 부품사업에 쏟기로 했다.

 

LS전선이 전기차에 들어가는 케이블과 고전압 커넥터를, LS산전이 전기차의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는 '스위치'에 해당하는 EV릴레이 등을 개발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LS엠트론도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 개발에 성공하는 등 전기차 부품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08년 11월 LS엠트론이 대성전기 지분 50.5%를 690억원에 인수한 뒤 LS는 전기차 부품사업의 큰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기차 부품 사업에 관심이 많은 구자홍 LS그룹 회장과 구자열 LS전선 회장,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은 대성전기 최대주주에 오르자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대성전기의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는 델파이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투자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1999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서 분사,북미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로 성장한 델파이가 경영난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파산보호를 신청해 회생작업을 해온 델파이로서는 한국기업인 대성전기에 소규모 투자를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S엠트론 관계자는 "나머지 49.5% 지분을 갖고 있던 델파이가 대성전기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이어서 100% 지분을 확보,독자 경영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부품사업 시너지 높인다

 

LS엠트론은 대성전기 지분을 100% 확보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하이브리드카(HEV)와 전기차 부품 개발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회사인 대성전기를 교두보로 해외 전기차 시장을 뚫어 나갈 것"이라며 "그룹 차원의 투자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S산전도 전기차부품을 신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다. 전기차 업체인 CT&T와 부품공급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GM과 전기차 핵심부품 공급 계약도 맺었다.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은 "앞으로 GM과의 협력을 시작으로 성장성이 높은 전기차 부품사업에서 글로벌 선두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LS산전은 GM의 1차 협력사 지정을 계기로 2015년까지 관련 사업에서 1조원가량의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룹 맏형 격인 LS전선도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범 구축사업을 따냈다. LS 관계자는 "대성전기를 기반으로 각 계열사가 진행하고 있는 전기차 부품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그룹의 주된 사업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0082981081<ype=1&nid=230&sid=010413&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