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플래그십 SUV 렉스턴이 '경제성'을 앞세우며 대중화에 동참했다. 그동안 2.7ℓ XDi 엔진(RX5, RX6)과 2.7ℓ XVT 엔진(RX7, 노블레스)만을 판매한 것에서 벗어나 2.0ℓ XDi 엔진을 얹어 제품군을 다양화한 것.

 

그간 렉스턴이 고품격 이미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번 RX4 등장은 렉스턴이 더욱 폭넓은 수요층을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스타일
 

기본 제품과 차이점은 별로 없다. 체어맨과 패밀리 룩을 이루는 전면 디자인은 여전하다. 존재감만으로 고급차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대한민국 1%를 위한다는 렉스턴의 기본 정신에 맞아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라디에이터 그릴은 조금 변화를 줘 신선하다. 마치 벤츠 M클래스의 그릴을 보는 듯하다.

 

 

 

 

측면에서는 투톤 컬러 가니쉬를 제외하고 큰 변화가 없다. 후면도 고급 트림에 트윈 머플러가 장착된 것과 달리 싱글 머플러를 채택했다. 경제성을 추구한 만큼 주행에 반드시 필요한 항목이 아니어서 과감히 배제한 셈이다. 출시 10주년을 기념하는 새 엠블럼은 붉은색으로 강렬하다.

 

 

 

 

실내에서는 각종 버튼들이 눈에 띈다. 출시할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USB포트, 핸즈프리 단자 등이 센터페시어 위에 있다. 경제성을 표방한 렉스턴이지만 렉스턴 고유의 프리미엄 성격은 최대한 유지하려는 노력의 흔적이다. 그 밑으로 핸드폰 거치대가 보인다.

 

신선한 시도로 몇 년 전이라면 활용도가 꽤나 높았을 법하지만 현재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루는 요즘에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실제로 아이폰을 비롯한 여러 스마트 폰을 수납하기엔 조금 공간이 적다. RX4의 경우 4.3인치 LCD 오디오가 들어가지 않았다. 그 자리는 원형의 고광택 패널이 차지해 오디오와 공조 시스템의 작동 상황을 표시된다. 푸른색 LED가 청량한 느낌을 준다.

 

 

 


 

 

전체적인 실내 분위기는 곳곳에 적용한 우드트림이 책임지고 있다. 우아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멋을 낸다. 가격이 비슷한 경쟁차 중 이런 분위기를 내는 차가 없으니 확실한 비교 우위라고 할 수 있다. 시승차는 인조 가죽 시트를 채택했다. 촉감이 나쁘지 않다. 시트쯤은 트림에 관계없이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밖에 차 앞쪽 장애물을 모니터링하는 전방 장애물 감지 시스템과 에코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ETCS(하이패스 시스템), 운전

자세 메모리 시스템, 18인치 하이퍼 실버 휠, 1-2열 히팅시트 등 편의품목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경제성에 기대를 걸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과분하다.

 

 


 

 ▲성능
 

렉스턴 RX4에 올라간 엔진은 직렬 4기통 2.0ℓ XVT엔진이다. 최고 출력 148마력, 최대 토크 33.7kg·m를 낸다. 카이런이나 액티언과 같은 엔진이다. 변속기 또한 E-트로닉 6단 자동변속기로 수동변속 기능을 추가했다. 구동방식은 2H, 4H, 4L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최근 등장하는 고급 SUV가 거의 모두 AWD 방식임을 감안하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운전자 스스로 상황에 따라 구동방식을 선택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도심지에서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응답이 그리 빠르지 않다. 렉스턴의 중량이 2WD 기준으로 1,910㎏이고, 성격상 빠른 응답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크게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중량의 한계를 엔진이 완전 극복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경제성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느낌이 불쾌한 것도 아니다. 묵직한 움직임에서 든든함이 묻어나기도 한다.

 

 

 

 

초기 움직임과 달리 고속에선 도로를 안정적으로 훑으며 달리는 느낌이 강하다. 다만 SUV 특유의 롤링이 남아 있어 급격한 차선 변경은 가급적 피해야 할 것 같다. 시속 120㎞까지는 무난히 오르지만 그 이상의 속도로 앞 차를 추월하려면 가속페달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엔진의 한계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주행이라면 그리 답답해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승차감은 나쁘지 않지만 흔들림이 조금 느껴진다. 과속 방지턱이나 도로에 굴곡이 있을 때는 더욱 심해진다. 기본적으로 차가 높은 까닭이다. 게다가 렉스턴 RX4는 전자제어서스펜션이 아니어서 흔들림을 억제할 수단이 별로 없지만 이 또한 경제성을 떠올리면 받아들여야 한다. 스티어링 휠은 차의 크기답게 조금 크고 묵직해 안정된 운전 자세를 잡아준다. 좋아하는 무게감이다. 여성운전자에게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연비는 11.4km/ℓ(2WD 기준)로 연료 탱크의 크기는 78ℓ다.

 

 

 


 ▲총평
 

렉스턴은 우리나라 프리미엄 SUV의 대명사다. 시장에서 지닌 상징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그래서 렉스턴 RX4의 배기량과 가격(최고급형 2,690만 원, 고급형 2,490만 원)이 낮아진 것을 두고 한쪽에서는 걱정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자칫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모두 빼앗기지 않을까 싶은 탓이다.

 

그러나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이 있다. 가격이 낮아지거나 배기량이 줄어도 렉스턴은 렉스턴이라는 뜻이다. 직접 확인해본 상품성도 전혀 문제가 없다. 편의품목, 디자인, 성능 등이 걱정과는 달리 부족함은 없다. 고급 SUV를 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그동안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않았던 사람들에게 렉스턴 RX4는 확실한 대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시승/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출처 - 오토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