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침해에 법적으로 맞서겠다. "(팅크웨어) "모든 법적 검토를 마친 서비스로 특허 문제는 전혀 없다. "(SK텔레콤)

 

국내 내비게이션(내비) 업계 1위인 팅크웨어와 통신업계 1위 SK텔레콤이 법정소송에 휩싸일 전망이다. 팅크웨어는 19일 "SK텔레콤이 제공하는 T맵 서비스가 특허를 침해했다"며 "이달 말까지 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재편되는 내비 업계

 

팅크웨어와 SK텔레콤 간 분쟁의 배경엔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정보기기(IT) 기술의 진화가 자리잡고 있다.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이 내비 역할을 대신하게 된 것이 두 업체 간 갈등의 불씨가 됐다.

 

SK텔레콤은 갤럭시S, 베가 등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지도와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T맵을 무료로 전환키로 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가 T맵을 활용, 7인치 크기의 내비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저울질하자 팅크웨어와 같은 전통 내비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03년부터 시작한 T맵 서비스는 모든 법률검토를 마친 것"이라며 "내비 사업 진출 역시 T맵을 내비 단말기 업체들에 제공하는 콘텐츠 사업의 하나"라고 말했다.

 

시장포화에 따른 극심한 경쟁에 이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기기까지 확산하면서 내비 업체의 설 땅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08년 120여개에 달하던 내비 업체는 60여개로 줄었다. 한때 국내시장 2위였던 '엑스로드'는 올초 자금부족 등으로 퇴출됐다. 국내 내비 시장 2위인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스마트폰 열풍의 영향으로 콘텐츠에 해당하는 지도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지면서 구조조정이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태블릿PC도 위협

 

내비 업계는 스마트폰 열풍에 이어 올 하반기 태블릿PC까지 대거 출시되면 시장 위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삼보컴퓨터 등이 올 하반기 7~10인치 크기의 태블릿PC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데다 세계적 열풍을 불러일으킨 애플 아이패드까지 국내에 상륙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IT 지형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내비 업체들이 선택한 탈출구는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이다. 박상덕 팅크웨어 홍보팀장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500만~600만대 규모"라며 "오히려 이 시장에 역(逆)진출하기 위해 보행자용 지도 등 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외에도 서울통신기술,엠앤소프트 등이 스마트폰용 앱 개발에 나섰다. 내비 업체들은 180만대(2009년 기준) 규모의 내비 시장보다 4배 이상 큰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새로운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비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업계는 승자독식의 양강구도로 압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난립했던 내비 업체들이 정리되며 시장 1위인 팅크웨어는 지난 2분기 534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64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은 16.3%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31.3% 늘었다.

 

파인디지털 역시 실적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1% 늘어난 258억원,영업이익은 117%나 급증한 32억원을 기록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