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가 하락·고객사 수요 부진 등 영향…수익 큰폭 하락할 듯

이후 메탈가 상승 전환·IRA 세액공제 확대 등으로 회복 기대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업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바닥을 찍은 뒤 2분기부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연합인포맥스를 통해 최근 2개월간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취합한 결과, 통상 1분기가 배터리 비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폭의 영업이익 하락이 예상됐다.


메탈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원재료 가격 투입 시차) 효과가 지속된 가운데 유럽을 중심으로 한 완성차 고객사들의 수요 부진 영향으로 매출과 수익성 모두 하락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945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이후에는 북미 생산거점 가동 확대에 따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점 등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얼티엄셀즈의 미국 테네시주 2공장 양산을 앞두고 있고, 내년 이후 양산이 예상되는 미시간주 3공장, 애리조나주 단독공장,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합작공장,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 캐나다 온타리오주 스텔란티스 합작공장도 건설 중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AMPC가 1분기 2천380억원에서 2분기 3천440억원, 3분기 5천390억원, 4분기 7천550억원으로 계속 증가해 올 한해 총 1조8천75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에는 5조1천43억원 규모로 뛰어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원통형 4680(지름 46mm·길이 80mm) 배터리를 오는 8월부터 양산하는 것도 유리한 요인이다. 테슬라를 필두로 전기차 업계에서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라 확장성이 큰 제품이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8.8% 줄어든 2천296억원으로 전망됐다.


다만 삼성SDI는 전체 업황에 부침이 있더라도 대체로 일정한 수요가 유지되는 프리미엄 전기차 위주로 배터리를 공급하는 덕분에 상대적으로 선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는 북미 생산거점을 아직 가동하고 있지 않아 AMPC 수혜도 없는 상황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배터리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인디애나주 1공장을 애초 목표인 2025년보다 이른 올해 하반기 중 가동할 가능성도 있다. 내년부터는 AMPC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그간 하락하던 메탈 가격이 저점을 통과해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도 2분기 이후 배터리사들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탄산리튬 가격은 2월 저점 대비 12%, 니켈은 16% 상승했다"며 "배터리 판가까지의 리드타임을 고려하면 2분기가 배터리 가격 바닥이며, 배터리 판가 추가 하락이 제한적임을 인지한 전방 고객사들의 재고 확보 증가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SK온은 그간 적자 규모를 꾸준히 줄여 왔으나 올해 상반기까지는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대차증권은 SK온이 1분기 1천90억원, 2분기 610억원의 적자를 내다 3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은 SK온이 1·2분기 각각 1천110억원과 9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3분기 흑자 전환하고, 내년에는 미국 내 생산 확대에 따른 AMPC 증가 등 영향으로 연간 흑자를 낼 것으로 봤다.


앞서 김경훈 SK온 재무담당은 최근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정기 주주총회에서 SK온의 흑자 전환 시점에 대해 "올해 하반기로 목표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재고 소진과 전반적인 금리 인하 등으로 수요에 대한 성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중장기 관점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 성장세가 회복된다는 전망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전기차 판매량과 배터리 사용량 성장률이 각각 16.6%와 16.3%로 전년(33.5%·38.8%)을 크게 밑돌 것으로 보면서도 내년 이후 주요국 환경규제 강화와 전기차 신모델 출시, 가격 인하 확산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pulse@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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