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체감 가능한 최고 550마력의 V8 엔진

 

 지난 2017년 국내에 등장한 마세라티 르반떼가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 SUV의 실용성에 마세라티 특유의 스포츠카 감성을 잘 녹여냈다는 게 성공의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태생이 스포츠카 성격이라 V6 엔진으로만 꾸려진 라인업은 일부 소비층에게 아쉬움으로 남기도 했다. 그러자 마세라티는 2년 만에 V8 엔진을 탑재한 고성능 GTS 버전을 시장에 내놨다. 

 

 

 

 ▲스타일


 수 많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SUV는 디자인 측면에서 공통적으로 역동성을 주장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르반떼가 가장 SUV답지 않은 공격적인 자세를 갖췄다는 생각이다. 독특한 비례감과 매끈한 실루엣은 흡사 스포츠카와 쿠페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실제 공기저항계수(Cd)가 0.33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공력 성능을 갖춘 동시에 유려한 자태도 잃지 않았다.

 

 

 외관은 기존과 거의 같다. 다만 전면 그릴의 세로 줄을 두 개로 늘린 '더블 수직바'를 채용했으며, 범퍼 하단의 공기흡입구 크기를 키워 고성능 엔진의 냉각 성능을 높였다. 21인치 휠이 기본이지만 22인치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앞 휀더에는 마세라티 상징과도 같은 3개의 에어 벤트가 여전히 자리하며 뒤로 갈수록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매혹적이다.  

 

 

 인테리어 역시 큰 차이는 없지만 최상급 레드 컬러 가죽으로 두툼하게 마감된 실내 곳곳은 화려하기 그지 없다. 스티어링 휠과 더불어 곳곳에 아낌없이 사용한 카본 트림은 분명 고성능을 암시한다. 새로운 디자인의 시프트 레버는 일반 버전과 차별점이다.  

 
 

 ▲성능


 엔진은 페라리 V8 3.8ℓ 가솔린 트윈터보로 콰트로포르테 GTS와 같다. 최고 550마력이며, 3,000rpm에서 최대 토크는 74.7㎏·m까지 뿜어낸다. ZF 8단 변속기와 맞물려 마력당 3.9㎏의 중량비를 갖춰 0→100㎞/h 가속까지 4.2초만 필요하며 최고 속도는 292㎞/h에 이른다. 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5.7㎞이고, 지능형 AWD 시스템인 Q4가 동력을 각 바퀴에 전달한다. 

 


 

 앞서 경험했던 V6 르반떼S와는 확연히 다르다. 기본 주행에서부터 고성능의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출발부터 가속은 물론이고 제동도 얌전하지 않으며 특유의 배기음도 좀처럼 숨기지 않는다. 실제 콰트로포르테 GTS보다 출력과 토크가 모두 높아진 탓이다. 페달의 답력을 최대한 자제하며 부드럽게 밟아도 고성능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맘 놓고 속도를 낼 수 있는 도로에서 답력을 높여봤다. 5m가 넘는 차체와 2.3t의 무게가 무색할 만큼 압도적인 파워를 유감없이 뿜어낸다. 날아 갈듯한 가벼운 몸놀림을 구현하지만 안정적으로 달리기를 맘껏 뽐낸다. 효율 운전을 위해 마련한 'I.C.E 모드'로 주행해도 차분하지 않다. 일상적이고 편안한 주행을 원한다면 오로지 답력의 조절만으로 가능하다.

 


 

 인텔리전트 AWD 시스템인 'Q4'는 앞뒤 토크 배분을 노면과 속도에 따라 제어한다. 평상 시 100%의 힘을 뒷바퀴로 보내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고속 주행에서는 앞바퀴에 배분되는 힘이 20%가 넘지 않으며, 오프로드 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50:50까지 힘을 앞뒤로 나눠 안정성을 보장한다.

 

 스포츠모드를 활성화하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더욱 거칠어진다. 페달의 응답성은 한층 빨라지고 배기음은 굉음에 가까울 정도로 사나워져 속도를 더욱 재촉한다. 표시 속도와 체감속도 간의 괴리가 더욱 커지며 정신을 차렸을 때 속도계 바늘은 한껏 오른쪽으로 치우쳐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에어 스프링 공기압축 시스템은 총 6단계로 지상고를 조절할 수 있다. 최저부터 최고 높이까지 무려 75㎜로 외관상으로도 차이가 뚜렷하다. 임의적으로 설정할 수 있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낮게, 오프로드 주행에서는 하부 보호를 위해 높게 자동으로 설정된다. 

 


 

 ▲총평


 최근 하이엔드급 SUV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지만 르반떼 GTS가 겨냥하는 타깃은 명확하다. SUV를 실용이 아닌 스타일로 타고 싶다면, 마세라티의 우아한 프리미엄을 누리고 싶다면, 그럼에도 고성능 감성을 조금도 손해 보고 싶지 않다면 가치는 충분한 듯 하다. 가격은 1억9,600만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