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없지만 의미 남았던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해마다 연말 또는 연초가 되면 글로벌 곳곳에서 '올해의 차(Car of the Year)'가 선정된다. 유럽 올해의 차는 매년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 올해의 차는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가 발표 무대다. 그런데 사실 '올해의 차'는 누구든 선정할 수 있고 평가 잣대 또한 제각각이다. 국내에서도 올해의 차는 여러 곳에서 발표되는데 해외와 마찬가지로 평가 및 선정 기준은 주관적이다. 평가자 취향과 전공분야 등에 따라 결과도 천차만별인 만큼 소비자들의 생각과 다른 차가 선정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제조사로선 공들여 개발한 제품에 일종의 상(償)이 부여되는 것이니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평가 과정이나 평가자, 기준 등이 달라도 선정되는 것 자체는 반가울 따름이다.  

 


 일반적으로 '올해의 차' 선정은 크게 세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1년 동안 해당 국가에 출시된 모든 새 차를 망라한다. 그리고 선정 기관이 심사위원을 구성해 평가를 맡긴다. 평가가 끝나면 부문별로 올해의 차를 발표한다. 단 한 대만 지목하는 곳이 있는 반면 SUV, 세단, 쿠페 등을 구분해 발표하기도 한다. 또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별도로 나누기도 하며, 국산차와 수입차를 분리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뽑는 사람의 의도가 반영된다. 


 그런데 마음대로 선정하기에 주최 측의 성향도 분명하게 묻어 난다. 소비자 중심의 단체와 산업기관 등은 판매대수 등과 기업 영향력, 여론 등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전문성을 표방한 곳들은 판매대수 등은 외면한 채 오로지 스스로의 눈높이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다분하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단체 선정 '올해의 차'는 편안하고 무난한 차가 많이 포함되는 반면 전문성을 표방한 곳에선 성능 위주로 선택되는 일이 적지 않다. 소비자 참고 사항도 결국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셈이다.


 이처럼 수많은 '올해의 차' 선정에 자동차회사는 어떤 기대를 가질까? 넓은 소비층을 추구할 때는 소비자 중심의 '올해의 차'를 기대하지만 특정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이라면 성능 중심의 '올해의 차'를 바라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성능'은 단순히 숫자로 표현되는 것 외에 주행감성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평가자의 고정관념(?)도 들어가기 마련이다. 오랜 시간 역동성을 추구해 온 제조사일수록 성능 평가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른다는 뜻이다. 게다가 평가자의 국적도 반영되기에 여러 나라 평가자가 함께 할 때는 국가별로 평가자 수가 균등 배정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제네시스 G70(세븐티)가 여러 곳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혼다 인사이트 및 볼보 S60과 함께 올랐고, 미국 내 일부 전문지에선 베스트 톱10에 선정됐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특히 1949년 처음 올해의 차 선정을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한국차를 뽑지 않았던 미국 모터트렌드 본사가 G70를 '올해의 차'로 뽑았다는 얘기에 현대차 또한 한껏 고무됐다. 게다가 그간 모터트렌드는 비교적 역동적인 제품을 선호해 왔다는 점에서 성능을 검증 받았다고 여기는 눈치다. 심지어 'BMW가 긴장해야 한다'는 평가에 시선을 모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들 또한 나름의 주관적 기준을 가지고 올해의 차를 평가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한국차 최초로 제네시스 G70를 선정했다는 점은 제품 측면에서 결코 얕볼 상대가 아님을 인정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누구나 올해의 차를 선정하지만 모든 차가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간 400종이 넘는 새 차가 출시되는 미국 시장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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