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받고 화재 발생, 새 차로 교환


 안전진단을 받았음에도 화재가 발생한 제품에 대한 BMW코리아의 약속 이행이 새삼 관심이다. 주행거리 및 연식과 관계없이 새 차로 바꿔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최근 안전진단을 받았음에도 화재가 일어난 차에 대해 약속대로 새 차 교환을 해주겠다며 이후에도 화재가 일어나면 동일 교환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차는 BMW 공식 서비스 센터를 통해 정기적으로 관리 받은 차로 확인됐다. 또한 동력계통의 외부 개조도 없고, 안전 진단 후 이상 없음이 확인된 만큼 신형 5시리즈가 추가 비용 없이 제공된다. 회사 측은 "가장 중요한 것은 BMW를 타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라며 "이번 리콜 진행 과정에서 회사가 최우선한 것도 BMW 소비자가 신뢰를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뢰는 현재 BMW코리아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BMW 제품을 타고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고, 주차장 내 별도구역이 만들어져 일종의 차별을 경험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속 이행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고, BMW는 '끝까지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새 차 교환을 공식화했다.

 


 리콜 원인 파악 및 진행 과정에 대한 비판은 뒤로 하더라도 자동차업계에서 새 차 교환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심지어 화재가 발생했다면 대부분의 제조사가 소비자 책임을 운운하며 보상조차 하지 않는 게 일상적이다. 간혹 보상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소송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BMW코리아가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른 화재 가능성을 인정했고, 긴급 안전 진단으로 1차 예방은 마쳤다. 이어 완벽 조치를 위해 부품 교환을 진행하되 일정은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니 안전진단 과정에서 100% 완벽을 기할 수 없었던 점도 스스로 인정한다. 그럼에도 소비자 신뢰 회복이 가장 상위 항목이라는 점을 우선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이번 교환은 자동차업계의 좋은 선례로 남아야 한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사실 자동차와 관련된 대부분 품질 문제의 원인 제공자는 단연 제조사다. 하지만 제조사 스스로 품질과 관련, 새 차를 교환해주는 사례는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화재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 책임이거나 정비 불량으로 떠넘기기 일쑤다. 연간 발생하는 5,000여 건의 화재 사고 가운데 제조사 책임으로 교환이나 환불받은 사례가 거의 없는 현실이 보상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이유로 국회는 물론 정부 내에서도 최근 자동차 품질에 관한 보상 입법 방안을 속속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역력하다. 하지만 제조사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00% 완벽한 품질이 보장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제조사로 넘기는 것은 오히려 기업 활동의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제조물의 품질 불량에 따른 피해를 온전히 소비자가 짊어져야 하는 것도 공정하지 못한 처사다. 이에 따라 안전에 관련된 리콜이 명령되거나 자발적으로 이행될 때 해당 품질과 연관된 사고 피해는 제조사 보상 조치가 법적으로 뒤따라야 한다는 중립적인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제조사도 품질 문제를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BMW의 새 차 교환이 대표적인 사례다. EGR 품질 문제를 인정했고, 그에 따른 안전 진단을 마친 상황에서 화재가 발생한 만큼 새 차 교환을 결정했다. 그래서 현재 논의되는 여러 법적 조치 가운데 우선할 것은 당장의 '징벌'이 아니라 '합리적인 보상'이다. 적어도 징벌과 보상이 동시에 추진되기 어렵다면 법적으로 '보상'을 먼저 해주는 입법이 먼저 추진돼야 한다는 의미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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