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LTP 영향, 수요에 따른 제품 재구성

 

 현대자동차가 엑센트, 쏘나타, 그랜저 등의 디젤 세단을 단종한 가운데 기아자동차는 디젤 세단을 유지할 계획이다.

 

 6일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부터 시행하는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 Test Procedure) 도입에 맞춰 엑센트, 쏘나타, 그랜저 등의 디젤을 단종했다. 반면 같은 그룹에 속한 기아차는 기존 운영하던 K5 1.7ℓ, K7 2.2ℓ, 스팅어 2.2ℓ의 디젤을 유지하고 있다. 양 사가 동급 제품과 동력계,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디젤에 대한 온도에선 차이가 나는 셈이다.

 

 두 회사의 디젤 전략 차이 배경은 판매대수가 꼽힌다. WLTP에 대응할 여력은 충분하지만 굳이 수요가 적은 디젤을 유지하는 대신 한 브랜드에 공급을 몰아주겠다는 전략인 것. 현대차는 쏘나타와 그랜저를 포함한 디젤 중대형 세단 판매 비중이 작은데다가 이를 하이브리드로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현대차 중대형 세단 디젤 비중은 쏘나타 2.6%(1,000/3만8,718대), 그랜저 4.6%(3,078/6만7,039대)에 그쳤다. 반면 기아차는 K5 4.4%(1,206/2만7,308대), K7 6.6%(1,441/2만1,980대), 스팅어 37.8%(1,416/3,746대)로 현대차보다 제품 판매는 적지만 디젤 비중이 높다. 기아차 관계자는 "K5를 비롯한 주요 승용 디젤의 경우 이미 WLTP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며 "아직 WLTP에 대응하지 못한 K7, 모하비 등은 이달 안으로 동력계와 상품성을 개선해 내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가 디젤 세단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이브리드가 없거나 약한 차종의 경우 디젤이라는 선택지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다. 현대차는 기아차 K3에 없는 디젤을 부분변경을 거친 아반떼에 탑재했고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70과 G80도 2.2ℓ 디젤을 유지했다.

 

 이처럼 현대기아차는 동급 차종에 디젤 혹은 하이브리드 중 하나만 남겨 간섭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WLTP 기준을 못맞춰서 디젤 엔진을 단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차종이더라도 제품 전략에 따라 판매 중단 혹은 유지를 선택하게 됐다"며 "특히 하이브리드 판매가 많은 차종의 경우는 디젤 수요를 상당부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보다 친환경적인 하이브리드를 남겼다"고 말했다.

 


 

 한편, WLTP는 배출가스 허용 기준이 기존 유로6와 같지만 측정을 위한 시험주행 시간(1,180초→1,800초), 거리(11㎞→23.3㎞), 평균 속도(33.6㎞/h→46.5㎞/h) 등이 늘어나게 된다. 주행거리가 길고 평균 속도가 오르면 엔진 부하가 늘어나 배출가스량이 증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배출가스 기준이 강화되는 셈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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