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르노 클리오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전통적으로 안락한 승차감이 강조된 세단이 강세인데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스포츠유틸리차(SUV)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르노삼성이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리는 르노 클리오(Clio)를 한국시장에 전격 투입한 건 하나의 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해치백 시장은 B,C 세그먼트를 모두 합쳐도 연간 4만대 판매를 밑도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이 연간 180만대 판매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치백의 시장 점유율은 불과 2.2% 수준이다.


 클리오는 프랑스 르노(Renault) 브랜드의 정통 해치백으로 지난 1990년 처음으로 소개된 이후 지금까지 28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1400만대 이상 판매된 스테디셀러에 속한다.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려온 이유다.

 

 르노 클리오는 르노삼성이 지난 5월 국내 시장에 투입한 이후 7월까지 총 1707대가 판매됐다.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한국시장에서 월 평균 569대가 팔린 셈인데, 이 정도면 일단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 개성 강조한 소형 해치백


 르노 클리오의 디자인 감각은 20~30대 젊은층에 어울리는 개성이 강조된 소형 해치백이라는 평가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는 르노삼성의 태풍을 상징하는 엠블럼 대신 마름모꼴 형상을 한 르노의 다이아몬드 로장쥬(Losange) 엠블럼이 자리잡았다. 엠블럼만 보면 수입차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날카로움이 강조된 헤드램프는 강한 인상이다.

 

 

 측면은 루프와 크롬을 적용한 윈도우 라인이 감각적이며, 가니쉬를 더해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다. 쿼터 글래스로 포인트를 줬으며, 2열 도어 손잡이 배치는 이채롭다. 타이어는 17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205mm 사이즈다. 편평비는 45R로 세팅됐다.

 

 
 후면에서는 스톱램프 일체형의 리어 스포일러를 루프 라인과 일직선으로 길게 처리했다. 곡선이 강조된 리어 글래스는 부드럽다. 로장쥬 엠블럼과 리어 램프는 어울리는 조합이다. 리어범퍼 상단에는 크롬바로 디자인 밸런스를 높인다.

 


 실내는 간결하면서도 실용적인 모습이다. 센터페시아에는 7인치 터치스크린이 적용됐는데, 스마트폰의 앱을 구동할 수 있다. 탑 뷰나 주차시에도 배경을 화면으로 볼 수 있어 안전성을 높인다. 시트는 벨벳 소재로 촥좌감이 높다. 2열 시트는 6:4로 폴딩이 가능하다. 트렁크 공간은 무려 1146ℓ의 짐을 실을 수 있다.

 

 

■ 맛깔스런 핸들링 감각

 

 르노 클리오는 국내에서는 1.5 dCi 디젤 모델만 투입하고 있는데, 최고출력은 90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22.4kg.m(1750~2500rpm)의 엔진 파워를 지닌다. 디젤 모델인 만큼, 아이들링 상태에서 실내 소음은 47dB을 오르내리는 정도다.

 


 출발은 비교적 산뜻하지만, 엔진회전수가 1500rpm 전후의 서행에서는 울컥거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클리오에는 독일 게트락사가 제공하는 6단 DCT가 적용되는데, 일정 속도 이상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한박자 빠른 응답성이 장점이다.

 

 풀액셀에서는 지속적으로 속도를 높여주는 타입이다. 고성능 모델처럼 탄력적인 감각은 아니지만, 꾸준히 주행감을 느낄 수 있는 패턴이다. 급하게 운전하는 스타일이 아닌 이상 무난한 가속감이다. 고속주행에서의 엔진 사운드는 비교적 조용한 감각이다.

 

 토크감은 두텁게 세팅됐다. 그런만큼 엔진회전수 2000rpm 전후에서의 탄력적인 주행감은 만족스럽다. 전장이 4060mm로 차체 사이즈가 작은데다, 실용 영역에서의 민첩성은 돋보인다.


 핸들링 감각은 동급에서는 최고 수준으로 판단된다. 시장에서의 주력 경쟁 모델은 푸조 208이나 토요타 프리우스 C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들에 비해서 뒤지는 감각은 아니다.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에서의 핸들링은 한없이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느낌이다. 안정적이면서도 맛깔스럽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클리오의 매력 포인트다.

 

 연비효율성도 뛰어나다. 공인 연비는 도심 16.8km/L, 고속도로 18.9km/L 등 복합연비는 17.7km/L이다. 시승 과정에서의 실제 평균 연비는 23.0km/L를 넘긴다.

 

 

■ 르노 클리오의 시장 경쟁력은...


 르노 클리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1400만대 이상 판매된 르노의 베스트셀링 모델에 속한다. 유럽에서는 ‘해치백의 교과서’라는 애칭이 따른다.

 

 한국은 유난히도 해치백과는 거리가 먼 시장으로 불려왔다. 전통적으로 안락함이 강조된 세단 선호에 이어 최근에는 트렌드 변화로 SUV에 대한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분위기다.

 

 르노 클리오는 개성적이면서도 실용성이 강조된 해치백으로 시장에서는 어느정도 차별성을 지닌다는 평가다. 출시 후 3개월간 월 평균 569대가 판매됐다는 건 해치백 시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클리오에 대한 르노삼성의 마케팅 전략이 프리미엄을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대중성을 강조할 것인지에 대한 자세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에 따라 판매량도 좌지우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클리오의 고성능 모델 투입도 방안이 될 수는 있다.

 

 클리오는 젠(ZEN)과 인텐스(INTENS) 등 2개 트림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1990만~2350만원 수준이다. 인텐스의 경우에는 프랑스 현지 판매 가격보다 1000만원 정도 낮게 책정됐다.

 

 

하영선 기자 ysha@dailycar.co.kr
출처-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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