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페렉스테크놀로지(CATL)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25% 정도 점유하고 있는 중국 업체다. 2020년까지 5조2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확충하고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을 매년 2배씩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렇게 되면 전기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상당히 증가한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테크노시스템리서치는 “올해 사상 최초로 CATL(19%) 파나소닉(15.5%)을 누르고 전기차 배터리 업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비단 CATL 뿐만 아니라 5개 중국산 배터리 제조사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올해 1~4월 최대 544%까지 늘어났다.


 반면 한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 업체에 따라잡히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같은 기간 LG화학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3.8%에서 10.6%로 줄어들었다. 이 기간 LG화학을 추월한 업체는 모두 중국 업체인 CATL와 BYD였다. 이제 CATL의 점유율은 14.4%, BYD 시장점유율은 11%로 LG화학보다 전기차 시장에서 더 많은 배터리를 출하한다.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하는 한국 기업 모두 중국 업체에 밀리는 분위기다. 삼성SDI는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이 6.8%에서 5.6%로 감소했고, SK이노베이션도 귀쉬안이나 완샹 같은 중국 기업에 시장 점유율이 밀렸다.


 이는 중국에서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견제하면서부터 예견된 사건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2016년 12월부터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보조금을 못 받은 전기차는 소비자가격이 너무 비싸서 사실상 전기차를 팔 수 없는 구조다.

 

 문제는 전기차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전기차 전망 2018' 보고서는 불과 7년 후(2025년) 전 세계에서 팔리는 승용차 10대 중 1대(11%)가 전기차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전기차가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두 자릿수를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아가 블룸버그는 2040년이면 전기차 판매비율이 전체 승용차 시장의 절반(55%)을 넘어선다고 예상했다.


 주요 자동차 제조사도 줄줄이 전기차에 역량을 집중하는 추세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같은 날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디젤엔진 개발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미 폴크스바겐·포르쉐·피아트·크라이슬러 등 유러 자동차 제조사들도 비슷한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앞으로 이런 경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핵심 부품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업체만 뒷걸음질한다면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한국 자동차 산업은 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박경수 기자 kspark@dailycar.co.kr

출처-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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