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머슬카의 상징인 포드 머스탱은 지난 1965년 등장 이후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900만대 이상이 팔렸다. 수많은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했으며 TV와 게임 등 매스미디어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했다. 차명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P-51 머스탱 전투기에서 가져왔으나 '머스탱(Mustang)'이 본래 미국산 야생마의 이름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국내에 머스탱이 도입된 것은 4세대부터다. 그동안 고성능 GT 버전은 국내에 출시되지 않아 반쪽짜리 머슬카라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난 2015년 6세대 머스탱 라인업에 GT가 추가되면서 비로소 국내 소비자들이 '아메리칸 핫로드'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올해 4월 6세대 부분변경을 거친 신형이 출시됐다. 다양한 편의품목을 추가하고 기존 6단에서 10단 자동변속기를 얹은 게 가장 큰 변화다. 신형을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경험해 봤다.

 


 

 6세대 머스탱은 5세대와 비교해 너비를 35㎜ 키우고 높이는 30㎜ 낮춰 근육질 몸매를 더욱 부각시켰다. 넓어진 어깨와 낮아진 자세로 스포츠 정체성이 성격이 더욱 짙어진 것. 이번 신형은 여기에 더해 엔진룸 공간을 최적화시켜 후드와 그릴을 낮췄다. 역동성에 안정감까지 더한 셈이다. 직선 라인이 강조된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위치한 '질주하는 말' 모양의 엠블럼은 눈길이 가는 요소다. 후면에 새롭게 장착된 리어-윙 스포일러도 이번 신형의 변화로 주목된다. 
 

 

 그간 화려한 외관과 대조적으로 단순한 실내 디자인과 부족한 편의 품목 등이 지적돼 왔지만 6세대에 와서 실내 디자인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인테리어는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케 하며 특히 센터페시아 하단에 위치한 비상등 및 주행 모드, 스티어링 휠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토글 스위치에 자꾸만 손이 간다.  

 


 

 시승 체험은 0-100㎞/h 가속 성능 체험, 서킷 주행, 슬라럼 순서로 이뤄졌다. 시승차는 2.3ℓ 에코부스트와 5.0ℓ GT가 모두 준비됐다. 먼저 0-100㎞/h 가속 성능 체험이다. 2.3ℓ 에코부스트는 4기통 싱글터보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성능은 최고 291마력, 최대 44.9㎏·m의 성능을 낸다. 미국 기준 0-100㎞/h 가속성능은 5.3초다. 진행요원의 출발 기와 함께 가속 페달에 있는 힘껏 무게를 실었다. 실제 정확한 시간을 재진 앉았지만 짧은 직선코스에서 속도를 단숨에 올리는 것이 다소 힘이 부치는 느낌이다.

 

 하지만 V8 엔진의 5.0ℓ GT는 최고 446마력 54.1㎏·m의 힘을 발휘한다. 미국 기준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4초 이하다. 마력과 토크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2.4ℓ 에코부스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반 가속이 인상적이다. 가속 페달 반응성이 무척 뛰어나 살짝만 힘을 줘도 무섭게 앞으로 치고 나감과 동시에 몸이 시트 속으로 잠긴다.

 


 

 서킷 주행 순서. 콘보이 차의 리드가 과격하지 않은 탓인지 모르겠지만 2.3ℓ로도 현역 카레이서가 모는 선두차를 따라가는데 큰 무리가 없다. 서킷 주행임을 감안해 주행모드를 스포츠플러스로 설정했다. 스티어링 휠이 스로틀 반응에 민감해지며 변속 타이밍이 일반 모드보다 빨라 더욱 역동적인 주행을 가능케 한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묵직하다. 덕분에 고속 코너링 컨트롤도 안정적이며 동시에 면밀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다음은 5.0ℓ에 올라 트랙모드를 선택했다. 전자제어안전장치를 해제한 탓에 고삐 풀린 경주마처럼 까다로워지며 성격은 더욱 거칠어진다. 폭발적인 가속을 느끼기 위해 직선 코스에 집중했다. 시속 200㎞까지 도달하는데 단 몇 초만이 소요됐다. 직선 코스 끝 무렵 변속은 8단까지 전환된 상태였다. 기존 6단 대비 변속이 신속하게 이뤄지며 저속에서도 변속 응답성이 높아진 느낌이다. 묵직하고 진득할 것 같았던 머슬카에 대한 선입견과 달리 서킷을 도는 내내 경쾌한 인상을 받았다.

 

 

 짐카나 체험은 2.3ℓ 에코부스트로만 진행했다. 1,6t에 달하는 무게와 4.8m에 달하는 길이지만 라바콘 사이의 코스를 이리저리 빠져나가며 주행하는 것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해치백이나 소형차와 비교해 코스를 공략하는데 불리한 차제임에도 날카로운 주행을 온전히 받아내는 느낌이 꽤나 인상적이다.

 


 

 머스탱은 가성비 수입 스포츠카로 정평이 나 있다.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디자인, 이를 뒷받침하는 성능 때문이다. 짧은 서킷 체험이었지만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스포츠카인 만큼 독일 스포츠카와 또 다른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10단 자동변속기가 주는 일상주행의 효율성도 기대감을 주는 요소다. 가격은 2.3ℓ 에코부스트 4,800만~5,380만원, 5.0ℓ GT 6,440만~6,940만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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