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시트로엥, C4 칵투스


“이게 칵투스야? 예쁘다, 확 튀게 생겼네 차는 어때요?”

 

 늘 머리를 깎아주시는 동네 미용실의 원장님이 관심을 보인다. 시트로엥 C4 칵투스를 보고 하는 말이다.

 

 가격을 들으시니 더 놀라신다. 생긴 게 독특하고, 유럽 브랜드라서 4000만원은 할 줄 아셨단다. 연비, 에어범프의 실용성 등을 말씀드렸더니 진지하게 구매를 고려하고 계신다.

 

 알고 나면 제법 괜찮은 가격대에 실용성을 가진 차지만, 칵투스의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 독특한 외관, 준수한 연비에 운전 재미와 실용성도 만족스러운데, 지난 해 칵투스의 판매 대수는 690대에 머물렀다.

 


■ 콘셉트카 연상시키는 외관

 

 칵투스의 외관은 지난 2013년 시트로엥이 공개한 ‘칵투스 콘셉트’의 외관에서 영감을 얻었다. 정확히는 영감을 얻었다기 보단 그대로 빼다 박았다.

 

 이제는 익숙한 스타일링이지만, 역배치된 해드램프와 주간 주행등은 여전히 유니크한 감각을 뽐낸다. 시선이 메인 헤드램프로 집중되면 다소 맹한 느낌의 인상이지만, 보닛 라인까지 추켜세워진 LED 주간 주행등이 맵시를 더하는 모습이다.

 

 이런 스타일링을 갖춘 디자인이 복잡한 선과 캐릭터라인을 가졌다면 혼란스러울 뻔 했지만, 칵투스의 전체적인 면은 간결한 인상을 준다. 일반적으로 기교가 많은 부위인 보닛과 측면 숄더라인도 깨끗한 인상을 준다.


 보닛은 그 흔한 워셔액 노즐도 없는, 순수함 그 자체다. 이는 매직 워시(Magic Wash) 기능이 적용된 탓인데, 워셔액 노즐은 보닛이 아닌 와이퍼 블레이드에 내장됐다. 미적인 부분도 챙길 수 있는데다, 과도한 워셔액 사용과 이로 인한 전방 시야 확보의 어려움을 줄여낸 좋은 아이디어다.

 

 

 에어범프는 빼놓을 수 없는 칵투스만의 강점이다. TPU(Thermoplastic Poly Urethane) 소재로 만들어진 에어범프는 차량 측면과 앞Y01;뒤 범퍼, 헤드라이트에 적용됐다.

 

 에어범프 내부에는 공기 캡슐층이 형성돼있는데, 이를 통해 도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외부 충격이나 스크래치로부터 차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에어범프의 교체 비용은 9만6300~9만8300원 선으로, 차량 외장 관리 유지비 절감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본래 칵투스는 차체 컬러와 에어범프의 색상이 조화를 이루는 ‘투톤’ 형태의 바디 컬러를 지니고 있지만, 단 한 가지 색깔로 표현된 ‘원톤 에디션’은 차량 바디와 에어범프, 휠, 도어 미러, 루프바 등의 컬러를 한 가지의 컬러로 통일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 아이디어 넘치는 사양

 

 외관의 재치있고 개성있는 아이디어는 인테리어에서도 접목된다. 플랫하게 구성된 대시보드, 디스플레이로 대체된 클러스터와 버튼식 기어노브, 소파 시트가 그렇다.

 

 근래의 자동차들은 디스플레이가 많은 부분을 대체하는 것이 사실이다. 칵투스의 실내에 탑재된 두 개의 디스플레이도 그렇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돌출형으로 자리잡은 7인치 디스플레이는 주행 상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에어컨디셔닝 시스템 등 비상등을 제외한 사실상의 모든 버튼들을 대체한다. 한글화가 되어있지 않아 친절하지는 않지만, 제법 직관적이어서 손에 잘 익는 것은 장점이다.

 

 이지푸시(Easy Push)로 명명된 버튼식 기어 시스템도 독특하다. 기어레버가 아닌 버튼으로 이루어진 방식인데, 손이 잘 가지 않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익숙해지는데엔 약간의 시간을 요한다. 항공기의 어떠한 조작 레버를 연상시키는 주차 브레이크 디자인은 개성있다.

 

 

 일체형 소파시트는 직물 재질임에도 불구하고 안락함이 제법 괜찮다. 충분한 쿠션감을 갖춘 탓에 운전석이 아닌, 말 그대로 ‘소파’에 앉는 듯 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개방감이 높은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자동차가 아닌 ‘공간’으로서의 개념이 접목된 모습이다.

 

 조수석 글로브박스가 제법 얇게 세팅된 탓에 에어백이 들어갈 공간이 있을까 싶지만, 칵투스의 조수석 에어백은 루프에서 내려오는 방식이다. 이는 시트로엥이 세계 최초로 적용한 기술로, 이를 통해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넓은 수납공간도 확보됐다.


 다만 2열 창문은 슬라이딩 방식이 아니다. 항간에선 창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미니밴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개방된다.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

 

 

 

■ 여유에서 오는 운전재미

 

 칵투스는 1.6리터 블루 HDi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99마력, 25.9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ETG 6 변속기가 결합되는데, 복합연비는 17.5km/ℓ(도심 16.1km/ℓ, 고속19.5km/ℓ)에 달할 정도로 뛰어나다.

 

 변속기는 흔히 말하는 ‘세미오토’ 혹은 반 자동 수동변속기의 형태를 갖춘다. 연료 효율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속 시 다소 울컥이는 변속충격은 국내 소비자들에겐 익숙치 않다.


 이를 위해선 주행 중 변속이 되는 순간 가속 페달에서 발을 살짝 떼줘야 한다. 디스플레이에 안내되는 변속기 단수와 기어가 체결되는 시간에는 약간의 오차가 있기 때문에, 계기판에서 기어 단수가 올라가는 걸 확인했다면 그 순간에 발을 뗐다 다시 가속하면 된다.

 

 

 국내에선 어색하기 짝이 없는 변속기지만, 유럽에선 푸조, 시트로엥, 오펠, 복스홀 등이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정도로 장착 빈도는 높은 편. 변속 시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들여오는 소리에 궁합을 맞춰야 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차고가 다소 높게 세팅된 크로스오버지만, 운전 재미는 쏠쏠하다. 특히, 핸들링 성능이 인상적이다. 약간의 롤링을 허용하지만, 기본적인 감각만은 탄탄한 그 느낌에서 오는 재미다.

 

 99마력이라는 수치가 부족해보일 수 있지만 중형차급에 육박하는 25.9kg.m의 토크는 이 차를 끌고 나가는 데엔 전혀 무리가 없다. 실용영역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탓에 시내에선 오히려 재빠르기까지 하다.


 규정 속도와 그 이상의 범위 내에서도 충분한 가속 성능을 보인다. 19km/l에 육박하는 고속 연비는 덤이다. 다만 낮은 마력 탓에 고속 주행 중 발을 떼면 순간적으로 힘이 쭉 빠진다는 게 느껴진다.

 

 

 

■ 시트로엥 C4 칵투스 원톤 에디션의 시장 경쟁력은...

 

 운전도 재밌고, 연비도 좋다. 안팎으로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가득해서 지루하지도 않다. 심지어 가격대도 합리적이다.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잘한 스크래치나 ‘문콕’에서도 안전하다. 수입차의 수리비가 아직까지 비싼 건 사실이지만, 칵투스를 전방위로 감싸고 있는 에어범프는 교체 비용이 10만원 안쪽이다. 양화대교나 동작대교 한켠에서 받을 수 있는 ‘야매’식 수리보다는 이쪽이 더 합리적일 수 있겠다.
 

 국산, 수입차를 막론하고 소형 SUV 시장의 경쟁은 치열하지만, 칵투스는 자신만의 개성과 강점을 충분히 갖고 있는 차다. 이렇다 할 특징이 없어서 선호 사양만 한가득 집어넣은 소형 SUV 보다는 훨씬 매력적이다. 사회 초년생들이 첫 차로 구매하는 빈도가 높은 세그먼트라서 더욱 그렇다.

 

 시승한 시트로엥 C4 칵투스 원톤에디션의 가격은 2790만원.

 

 

박홍준 기자   hjpark@dailycar.co.kr
출처-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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