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해도 신차구매 때 연비는 정말 중요했다. 제작사가 표시한 연비와 차이가 난다는 민원이 반복되면서 정부가 연비표시 기준을 현실에 맞도록 시정을 할 정도였다.

 

 요즈음은 연비처럼 중요한 것이 바로 승차감이다. ‘우월한 승차감‘, ‘탁월한 주행성능’ 등 주목 받기에 충분한 시승기이다. 안전 여부는 추후에 논하고 신차에서 주행 중 소음이 나고 승차감이 별로라는 시승기가 온라인에 퍼지는 날, 제작사는 비상이다.

 

 특히 한국 소비자가 승차감에 민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안전보다 품질을 먼저 따지고 특히 소음은 중대결함의 사전징후 현상으로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지형상 구릉지대로 오르막 내리막(Up & Down) 도로가 많다.

 

 과속방지턱도 유난히 많고 규격보다 높다. 정체 도로에서 조급 운전을 하다 보면 급제동, 급가속, 급출발, 차선 변경 등 가혹 조건이 상대적으로 많으므로 승차감을 쉽게 체감한다. 가혹 조건에서는 문제가 쉽게 노출되기 마련이다.

 

 한 예로 한국GM의 주력 차량 ‘올 뉴 말리부’가 서스펜션 결함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6년형부터 2017년형 차종에서 서스펜션 뒤쪽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간헐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과속방지턱이나 포트홀과 같은 턱을 넘을 때마다 하체에서 ‘삐걱’ 하는 소리가 나는 등 다수의 올 뉴 말리부 소유자들이 소음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GM은 응급처방으로 차량을 입고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일상점검 절차로 하체 점검을 하고 골치 아프게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소비자만 일단 부품을 교체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국GM 내부에서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겠지만 큰 결함은 없는 것으로 나름대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사진] 재규어 F-PACE (더블 위시본 전륜 서스펜션)


 ‘올 뉴 말리부’ 서스펜션 소음 논란처럼 GM은 미국 소비자와 비교해서 문제를 해결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올 뉴 말리부’ 서스펜션 소음 논란도 고속도로보다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미국의 도로 구조는 한국과 다르고 승차감에 대한 인식도 차이가 있다. 품질의 문제라도 소비자가 예민하게 생각하면 배려하고 부품의 내구성도 고려하는 것이 “고객존중”이다.

 

 세계의 자동차 제작사들은 우수한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쇼크 업소버 역시 고급화 추세에 따라 기술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자동차 서스펜션의 주요 부품은 쇼크 업소버(완충기, Shock Absorber), 스프링(Spring), 스태빌라이저(Stabilizer)로 구성된다.

 

 서스펜션은 노면에서 발생하는 물리적인 충격을 흡수하고 차량 중량과 승객, 적재물로 인한 수직 하중으로부터 차축과 섀시를 보호한다.

 

 스프링은 상하 방향의 하중 및 충격으로부터 발생하는 흔들림을 감쇠력으로 자제시킨다. 스태빌라이저는 자동차의 선회에서 비롯된 비틀림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쇼크 업소버의 힘인 감쇠력(減衰力)은 스프링의 불규칙한 진동과 충격(shock)을 흡수(absorb)하는 역할을 한다. 감쇠력이란, 스프링의 진동을 흡수하는 힘을 말한다.


 감쇠력은 쇼크 업소버의 성능은 물론, 전체 승차감 성능에 큰 영향을 준다. 쇼크 업소버는 스프링과 함께 서스펜션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충격 흡수를 통해 자동차의 승차감과 조종성을 높이는 핵심이다.

 

 쇼크 업소버가 없다면, 스프링의 상하 운동에서 발생하는 진동이 탑승자와 차내 부품들에 전달되어 차체가 흔들리고 주행 안정성이 불규칙하게 된다.

 

 결국, 스프링의 불필요한 진동을 흡수하여 피로도를 줄이고 차체를 빠르게 안정시킨다. 자동차의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중추를 이루고 있는 부품이다.

 

 승차감은 편안함이다. 5년 정도, 10만km 부근이 되면 자동차도 관절염에 걸리는 이유는 쇼크 업소버가 소모성 부품이기 때문이다. 10만km가 지나면 부품 내구성이 다하면서 감쇠력도 소진되고 여기저기 하체 소음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신차 때 ‘말을 탄 느낌’이라면 부품 수명이 다하면 자동차도 관절염에 걸리고 ‘배를 탄 느낌’처럼 출렁이면서 소음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10만km 주행 후 서스펜션의 주요 부품을 점검하고 교환하면 감쪽같이 새차 느낌을 복원할 수 있다. 아울러 승차감 향상을 위해 타이어 편마모가 발생하면 휠 얼라이먼트가 틀어진 것이고 일정 속도에서 핸들이 떨린다면 휠 밸런스 때문이다.

 

 특히 쇼크 업소버는 수입품이나 비싼 제품보다는 출고 때 과학적인 설계로 부착된 제작사 권장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품질의 문제에서 발생하는 ‘삐걱’거리는 소음도 보증수리를 받을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   carngo@gmail.com

출처-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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