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D 빼고 가격 경쟁력 높여, 감각적인 디자인과 외장컬러 

 

 짚의 성장세는 글로벌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가파르다. 지난해 7,012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38% 성장한 것. 이는 5,000대 이상 판매된 수입 브랜드 중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특히 디젤차 점유율이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짚의 증가는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짚이지만 수입사는 '짚=오프로더'라는 강한 이미지를 벗어나는 게 고민이다. 최근 쏟아지는 도심형 SUV 열풍 속에서 '오프로더'가 짚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적지 않다고 생각해서다. 그래서 짚은 레니게이드를 정통 오프로더일 뿐 아니라 도심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멀티 SUV라고 항변한다. 오프로더 이미지를 벗은 레니게이드 2.4ℓ 론지튜드 하이를 시승했다.    

 

  
 

 ▲디자인


 레니게이드는 피아트 500X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길이 4,255㎜, 너비 1,805㎜, 1,695㎜로 500X보다 5㎜ 길고, 10㎜ 넓고, 85㎜ 높다. 그러나 수치 이상의 사이즈로 체감되는 이유는 짚만의 전형적인 각진 외형 덕분이다.  

 

 전면의 원형 헤드 램프와 7슬롯 그릴을 하나로 묶은 패밀리룩만으로 짚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범퍼 아래는 플라스틱으로 마감해 험로주행 시 하부가 긁혀도 부담이 없도록 조치했다. 전형적인 2박스 스타일의 측면은 루프레일과 사각형의 휠하우스를 통해 활동적인 이미지를 엿볼 수 있다. 후면 X자 형태의 리어 램프는 오프로더의 당당함을 풍긴다.

 


 

 체로키 못지않은 높이 탓에 실내는 널찍하게 다가온다. 착석 시 헤드룸도 여유롭다. 커다란 전면 윈드실드와 파노라마 선루프 역시 개방감을 높여주는 요소다. 실내 패키징에 따라 체감되는 공간의 차이가 상당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열 역시 다른 소형 SUV와 비교하면 어른 5명이 앉기에 큰 무리가 없다.  

 

 묵직한 스티어링 휠은 두툼하지만 여성 운전자한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조수석 대시보드 손잡이와 모니터 상단에 음각으로 새겨진 'Since 1941'은 짚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작은 사이즈의 모니터, 업데이트가 제때 되지 않은 내비게이션 등은 개선할 부분이다. 인포테인먼트가 점차 소비자에게 중요하게 부각되는 추세여서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최고 175마력, 최대 23.5㎏·m의 2.4ℓ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구동은 앞바퀴 굴림으로 AWD를 배제한 게 특징이다. 이는 도심용 SUV로 어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처음 움직임은 부드럽다. 9단 변속기는 신속하지 않지만 꾸준하고 차분하게 엔진 회전을 뒷받침한다. 저속에서는 다소 둔한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일정 속도 이상에 진입하면 2.4ℓ의 배기량이 넉넉하고 안정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도심에선 고속 주행이 쉽지 않아 8단 이상으로 잘 오르지 않는다. 

 

 가솔린인 만큼 앞서 경험해본 2.0ℓ 디젤 대비 소음, 진동이 확실히 덜하다. 그러나 승차감은 단단하다. 앞뒤 맥퍼슨 스트럿 방식의 서스펜션은 멀티링크 대비 설치 높이가 높고 일체형 구조여서 노면의 상태가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특성이 있다. 

 

 

 고급품목인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앞좌석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은 반갑지만 최근 필수 품목으로 자리잡은 후방카메라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이다. 주차에 어려움을 겪은 여성에게 후방 카메라는 매우 유용한 기능일 수 있어서다.    

 

 

  ▲총평


 AWD의 기능을 뺀 만큼 활용도는 도심으로 한정한다. 그러나 일상 주행에 있어 충분한 성능을 가졌으며 디젤 대비 약 500만원 이상의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짚의 유전자를 외관 곳곳에 느낄 수 있다는 점, 감각적인 외장 컬러로 차별화된 도심용 SUV로 시선을 모으고 싶다면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가격은 3,580만원.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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