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와 제품 믿는 볼보, 아우디 반사 효과? '아니다'


 볼보자동차가 지난해 국내에서 거둔 성장은 눈부시다. 물론 연간 1만대에도 못 미치는 6,604대 수준이지만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인 만큼 자랑이 한창이다. 게다가 성장률도 26.9%에 달했다며 결국 ‘좋은 제품은 소비자가 인정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좋은 제품이란 XC60을 의미한다. 홀로 1,550여대가 판매됐으니 볼보로선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고 싶었던 셈이다. 더욱이 XC60 옆에 살짝 XC90도 놓으며 SUV가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볼보의 성장을 해석하는 시각은 보는 사람에 따라 제각각이다. 먼저 기본적으로 디자인 변화와 SUV 트렌드에 맞물려 인기를 얻었고, 여기에 흔해져버린 독일 프리미엄 제품에서 벗어나려는 소비자의 선택이 이동한 결과라는 분석이 있다. 연간 10만대 훨씬 넘게 판매되는 독일차의 홍수 속에서 차별화를 위해 볼보를 선택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XC60이 투입되자 소비자들이 몰려갔다는 분석이다.


 이와 달리 또 다른 이들은 '반사 효과'를 언급한다. 아우디의 연장선에 볼보를 올려놓고 비교했던 소비자들이 아우디의 침몰(?)에 따라 볼보로 기울었다는 주장이다. 물론 볼보가 내놓은 SUV의 제품력도 한 몫 했지만 인기의 절반은 아우디 부재가 만들어 낸 결과라는 뜻이다. 그래서 올해 아우디가 재판매에 들어가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경쟁 브랜드로 볼보를 꼽기도 한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해석을 하는 주체다. 볼보는 전자를 이유로 꼽는 반면 아우디를 포함한 수입차 업계는 후자를 주요 이유로 삼는다. 둘 가운데 누구의 분석이 보다 정확한지 따지려면 아우디의 판매 재개 이후 결과를 보면 되지만 아직 벌어진 일이 아니기에 어떤 이유가 합당한지는 시간이 알려줄 뿐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사실은 제품에 변화를 주면서 소비자들이 볼보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아우디 반사효과를 떠나 기본적인 제품의 다변화가 소비자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만은 분명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최다 판매'를 떠나 '볼보'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오른 점은 좋은 신호로 읽힌다. 이는 4년 연속 20%가 넘는 성장을 이어온 데서 충분히 확인되고도 남는다. 그래서 볼보차에게 2018년은 또 다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아우디 판매 재개에도 성장을 20% 이상 지속시킨다면 과거 국내에서 경험했던 볼보의 황금기를 다시 만들 수도 있다.


 실제 볼보차의 올해 계획은 야심차다. 2분기 소형 SUV XC40을 투입해 SUV 라인업을 완성하고, 1,000억원을 투자해 20곳의 전시장을 26곳으로, 19곳에 불과한 서비스센터 또한 26곳으로 늘린다. 성장이 지속되는 만큼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뿌리 깊게 각인된 '안전의 대명사'는 더 이상 강조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자동차에 있어 '안전'은 기본 덕목이고, 제품에 모든 기술이 집약된 만큼 앞으로는 '독일차와 경쟁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도다. '안전의 볼보'가 아니라 '볼보(VOLVO)' 그 자체가 빛을 발하도록 말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안으로 볼보가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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