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로 여겨지던 대형급 가솔린 SUV가 최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디젤 열풍이 한풀 꺾인 이후 널찍한 실내 공간과 다양한 편의 품목, 합리적인 가격, 디젤 대비 우위가 있는 승차감과 정숙성 등을 중요시 하는 소비층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7인승 가솔린 SUV 패스파인더를 국내에 소개한 한국닛산은 지난해까지 연평균 200대 판매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디자인을 대폭 변경하고 각종 편의품목을 탑재한 최상위 트림을 도입, 패밀리 SUV를 찾는 소비자를 제대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닛산 뉴 패스파인더를 시승했다.

 

 


 

 ▲스타일
 차체는 길이 5,040㎜, 너비 1,965㎜, 높이 1,765㎜, 휠베이스 2,900㎜다. 5m가 넘는 차체와 3m에 육박하는 휠베이스는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1,2열 좌석은 물론 3열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여기에 탑승의 용이성을 고려해 2열 좌석의 수평 이동이 가능한 점은 개선된 부분이다.

 


 
 
 

 


 
 

 

 

 부분변경을 거친 신형의 얼굴은 최근 닛산이 디자인에서 추구하는 역동성을 '적당히' 반영했다. 날렵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투박한 느낌도 아니어서 유행을 타지 않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내는 기존과 같다. 센터페시어와 기어 레버 주변의 우드트림, 사이즈가 제법 큰 조작 버튼이 눈에 띈다. 기어 레버 옆에는 구동 모드와 통풍 시트 온도를 선택할 수 있는 다이얼이 위치한다. 뒷좌석에도 개별 공조 장치와 히팅 시트를 적용했으며, 각 도어에는 컵홀더와 수납 공간을 넉넉히 마련해 실용성을 부각시켰다.

 

 
 

 


   트렁크는 버튼으로 자동 개폐가 가능하며 2,3열 시트를 접으면 활용 공간이 상당히 널찍하다. 트렁크 하단에는 견인 고리를 부착해 보트와 캠핑 트레일러 등을 견인할 수 있다. 동급 중 유일하게 트레일러 토잉 기능을 탑재해 2,268㎏에 달하는 무게를 끌고 갈 수 있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V6 3.5ℓ 가솔린 엔진에 엑스트로닉 CVT로 구성했다. 성능은 최고 263마력, 최대 33.2㎏·m다. 이전과 같지만 닛산의 VQ 엔진은 미국에서 지난 1995년부터 10대 엔진에 최다 선정되는 등 우수성을 검증 받은 바 있다. ℓ당 효율은 복합 기준 8.3㎞(도심:7.3㎞, 고속도로:9.9㎞)를 확보했다.

 


  우선 가솔린 엔진의 장점은 디젤 대비 뛰어난 정숙성이다. 여타 대형급 디젤 SUV의 경우 배기량으로 인한 소음과 진동이 다소 거슬리는 편이지만 패스파인더의 경우 일반 가솔린 세단에 필적하는 수준이 인상적이다.

 

 패밀리 SUV를 지향하는 만큼 이를 감안하면 주행 성능에서 단점을 찾기는 어렵다. 커다란 덩치를 이끄는데 3.5ℓ 가솔린 엔진은 부족함이 없으며, 가속 페달의 반응성도 움직임이 굼뜨지 않고 무리 없이 달려 나간다. 한 마디로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다. 답력을 높일수록 차체의 육중함이 몸으로 전달되지만 결코 가볍거나 불안하지 않다. 가속은 시속 100㎞까지 막힘없으며 시속 120㎞까지도 엔진 회전수는 2,000rpm 안팎을 유지한다.  

 

 


 대형 SUV에 민첩함을 논하는 건 의미가 크지 않지만 패스파인더의 조향력은 무겁지 않게 세팅돼 제법 덩치에 맞지 않은 몸놀림을 구현했다. 물론 곡선 구간은 덩치에 따른 부담감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편이다.

 

 대형 SUV의 단점은 좁은 도로, 특히 비좁은 주차장에서의 거동이다. 차를 이끌고 폭이 좁은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전·후면, 그리고 사이드미러에 달린 카메라로 시야가 닿지 않는 곳까지 주변 360도를 확인할 수 있어 상당히 유용했다. 대형급 SUV에서는 반드시 갖춰야할 기능으로 생각된다.

 

 

 
 
 

 

 

 
 
 


 구동 모드는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효율을 감안해 평소에는 2WD 구동을, 미끄러운 도로에선 4WD를 사용하면 된다. 이마저도 귀찮다면 자동모드(Auto) 선택 시 차가 노면의 상태를 감지해 앞뒤 바퀴에 최적의 구동력을 분배한다. 여기에 SUV의 필수 장치인 힐 어시스트 기능이 급격한 경사로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첨단 주행 안전 기술도 새로 적용해 최근의 흐름을 충실히 따랐다. 앞 차와 충돌을 방지하는 인텔리전트 비상 브레이크,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 등을 계산해 거리를 유지하는 인텔리전트 차간거리 제어 등은 패밀리 SUV로서 효용성이 높은 기능들이다.

 

 


 ▲총평
 높지 않은 효율이 걸림돌 일 수 있지만 4인 이상의 가족이 함께 교외에서 주말을 보내기에는 적합한 편이다. 차를 선택할 때, 특히 중형 이상의 SUV를 선택할 때 우선 순위가 효율이 아닌 안정감과 공간 활용성, 유행을 타지 않는 무난함 등이라면 충분이 추천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가격은 5,390 만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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