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기차 시장의 빗장을 느슨하게 풀 것이란 조짐을 보이면서 전기차 1인자 테슬라 등이 만리장성 진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한발 빠르게 중국에 발을 디딘 폴크스바겐은 13조 원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 선점에 나섰다.

 

 1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중국 대표인 요헴 하이츠만은 이날 광저우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5년까지 120억 달러(13조 3천억 원)를 투자해 중국 현지에서 신에너지 자동차 40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의 중국 합작사인 안후이 장화이자동차는 내년 상반기부터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고, 하반기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는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이 전기차 시장에 걸어둔 빗장을 점차 풀려는 조짐이 감지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포드자동차는 지난 8월 중국 중타이자동차와 합작 벤처를 세워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과 판매에 나서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 초에는 7억5천300만 달러(8천300억 원)의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상하이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합작사 없이 독자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이 당국의 최종 승인을 얻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미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과 격돌이 예상된다.

 

 세계적 브랜드를 거느린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 눈독 들이는 것은 시장 규모가 세계 최대인 데다 현지 생산으로 관세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매연 감축을 이유로 전기차 확산을 부추기면서도 2019년까지 생산 규모를 제한하는 등 외국 기업에 고삐를 조여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달 들어 외국인의 자국 은행 지분 제한(25%)을 없애 금융 시장의 빗장을 푼 데 이어 전기차 시장에서도 문턱을 낮추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전기차 생산 면허 발급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발개위는 시장 과열을 이유로 올해 초 면허 발급을 중단했으나 수십 건의 신청이 접수된 데 따라 재검토에 들어갔다. 중국은 2016년 3월 이후 전기차 면허 15건을 발급했으며, 여기엔 폴크스바겐과 중국 토종 업체 완샹그룹의 합작사 등이 합격해 한발 앞서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신유리 기자 newglass@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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