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에서 시작된 디젤 게이트가 독일 3사를 넘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디젤을 지양하는 각 나라별 조치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조되지만 여기에 아랑곳 않고 디젤은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찾는다. 넉넉한 토크와 높은 효율의 매력을 떨칠 수 없어서다. BMW 530d 역시 '6기통 디젤'이란 차별화를 무기로 지난 6월 뒤늦게 국내 인증을 마치고 나타났다. 4기통 엔진으로 다운사이징하는 흐름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기 위치를 지켜내면서 말이다.

 

 ▲디자인


 BMW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는 전면부의 키드니 그릴과 '엔젤 아이'란 애칭의 헤드 램프, C필러를 완성하는 호프마이스터 킨크, 후면부의 'L'자형 테일 램프 등으로 차체 곳곳에 분포됐다. 새 5시리즈는 이들을 모두 유지하면서 대담한 면 처리와 양감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연출했다.

 

 530d는 먼저 출시된 520d, 530i에 장착된 M 스포츠 패키지를 공유해 겉모습 차이는 거의 없다. 전면부는 면적을 키우고 그릴과 헤드 램프를 붙여 무게감을 늘렸다. 특히 키드니 그릴은 육각형으로 처리해 종전과 인상이 달라졌다. M스포츠 패키지를 적용한 범퍼는 흡기구를 넓혀 역동적이다.

 

 

 단순한 캐릭터라인으로 채웠던 측면부는 빛의 흐름을 바꾸는 옅은 선 하나로 색다른 느낌을 부여했다. 각도에 따라 빛 반사 형태가 달라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각도는 더 완만해졌다. 앞 펜더 아래를 장식한 검정색 핀은 너무 튀어 다소 거슬리는 느낌이다.

 

 후면부는 테일램프를 크게 강조했다. 고급스럽진 않지만 차체 폭이 넓어보이게 한다. 범퍼 양쪽엔 모서리를 살짝 세워 주행 시 차체를 빠져나가는 공기저항을 줄였다. 범퍼 아래와 반사판을 감싸는 패널과 사각형 듀얼 머플러는 후면부 볼 거리를 풍성하게 한다.

 

 

 실내는 향상된 고급감 덕분에 7시리즈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스티어링 휠, 센터페시아 등에 여러 조작 버튼이 많아졌지만 매뉴얼을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직관적이다. 전보다 70% 넓힌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보다 많은 정보를 담아낸다. 속도, 내비게이션은 물론 반자율주행 시스템 작동 여부 등을 표시, 가시성이 높다. 계기판은 주행모드에 따라 구성과 색상을 달리하며 가운데 주행보조 시스템 활성화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운전석 쪽으로 향한 센터페시아는 별도 프레임을 그리진 않았지만 육각형을 띤다. 버튼 조작 없이 손놀림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제스처 컨트롤은 쓰는데 별 어려움 없이 그 자체가 꽤 재미있다. 야간 주행 시 은은하게 분위기를 연출하는 엠비언트 라이트는 발광 면적이 조금 넓다면 좋았을 것이다. 나파 가죽 시트와 우드그레인, 고광택 패널 등의 감성 품질은 차의 성격을 말해준다.

 

 

 ▲성능


 엔진 실린더 개수가 많다는 건 엔진을 부드럽게 회전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자연스럽게 소음진동대책(NVH)도 유리하다. 직렬 6기통 3.0ℓ 디젤 엔진 제원 상 성능은 최고 265마력, 최대 63.2㎏·m로 현재 시판중인 5시리즈 중 가장 강력하다. 4기통 2.0ℓ의 520d보다 75마력, 22.4㎏·m 높은 수치지만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차이는 더 크다. 가속력은 8단 자동변속기와 매끄러운 조합과 함께 언제든지 원하는 속도로 올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그럼에도 진중하게 달려 나가는 무게감은 잃지 않는다. 

 


 

 핸들링 성능은 엔진이 무거워졌지만 무게배분을 구현해 균형을 잃지 않고 하중을 움직일 수 있다. 하체는 견고한 강성이 전해지지만 부드러움을 지향했다. 전용 품목인 다이내믹 댐퍼 컨트롤은 노면 충격을 적절히 완화해 운전이 편하다.

 

 좀 더 과감한 성능을 느끼고 싶다면 주행모드를 스포트로 바꾸면 된다. 계기판 그래픽을 빨갛게 바꾸며 운전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 엔진회전수를 높이면서 오직 뒷바퀴에만 강한 구동력을 전달해 보다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하체는 더욱 단단하게 힘을 줘서 빠듯하게 선회하지만 타이어가 진득하게 바닥을 움켜쥔다.

 

 신기술의 핵심인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스티어링 휠에 손만 올려놔도 속도와 차간거리, 차로 등을 유지한다. 방향지시등을 조작하면 차로를 바꿀 수도 있다. 그러나 운전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보조장치인 데다 조작에 대한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총평


 5시리즈는 1세대부터 지금의 7세대에 이르기까지 비즈니스와 역동성을 동시에 지닌 BMW의 주력 세단으로 꼽힌다. 특히 '실키 식스(Silky Six)'라 불리는 6기통 엔진이라면 그 매력은 극대화된다. 화끈한 고성능은 아니지만 대배기량이 주는 일상적인 주행에서 발현되는 여유가 돋보여서다.

 

 530d M스포츠 패키지 가격은 8,790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