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경쟁이 뜨겁다. 국내 5개사 모두 소형 SUV를 전방에 내세우며 '내가 제일 잘나가!'를 외치고 있다. 자동차가 상품으로서의 매력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 속에서 소형 SUV는 젊은 소비층을 유혹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됐다. 그래서 회사마다 소형 SUV에 보다 심혈을 기울인다.

 

 

 피 튀기는 진검승부에 기아차가 꺼내든 칼이 스토닉이다. 철저하게 젊은 취향에 제품을 맞췄다. 기아차가 분석한 소형 SUV의 미덕은 경제성과 디자인, 여기에 기대 이상의 안전성이다. 다른 소형 SUV도 마찬가지로 내세우는 덕목이지만 기아차는 스토닉이 경쟁 상대를 압도할 상품성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기아차가 자신하는 만큼 스토닉의 제품력이 야무지게 갖춰졌는지 서울과 남양주 일대 왕복 150㎞를 오가며 체험해봤다. 

 

 ▲디자인&상품성


 크기는 길이 4,140㎜, 너비 1,760㎜, 높이 1,520㎜, 휠베이스 2,580㎜다, 앞서 시승한 현대차 코나와 비교해 수치상으로는 조금씩 작다. 그러나 소형 SUV에서 기대하는 공간은 충분히 갖췄다. 뒷좌석도 성인 2명이면 장거리 주행에서 큰 불편함 없을 듯하다.

 


 

 외부 디자인은 익숙하면서도 신선하다. 앞서 시장을 찾은 소형 SUV들은 파격까진 아니더라도 독특한 디자인을 앞세웠다. 스토닉은 기존 기아차 패밀리룩을 잘 따른 모습이다. 구태의연하다기보다 소비자들이 봤을 때 상대적으로 익숙하게 받아들일 것 같다. 그러면서 소형 SUV 특유의 발랄함에 단단하고 야무진 모습을 잘 갖췄다.

 

 전면 인상은 세련되면서 단단한 느낌을 준다.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코 그릴은 어찌된 일인지 플라스틱 소재로 막혀있다. 전기차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디자인인데, 상위트림에서 적용하는 디자인 요소라는 게 회사 설명. 큼직한 헤드램프는 좌우로 매끈하게 빠졌다. 하단에 길게 자리 잡은 주간주행등은 LED 소재로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측면부는 안정적이고 낮은 자세가 돋보인다. 차고가 낮아 타고 내리기 쉽다는 느낌부터 받았다. 회사가 강조하는 스카이 브리지 루프랙도 눈에 띈다. 다리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은 단순히 SUV의 특징을 나타내는 데 그치지 않고 스토닉 고유의 디자인 요소로 강조할 만하다. 17인치 알로이휠 역시 소형 SUV 특유의 발랄함을 잘 드러낸다.

 

 뒤에서 바라본 모습은 형제차 스포티지와 비슷하다. 안정감 있으면서 의외로 근육질 몸매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이전까지 소형 SUV는 여성 소비자를 위해 가볍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스토닉을 위시해 현대차 코나와 쌍용차 티볼리 아머 등이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 새로운 소형 SUV 디자인 기조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실내는 간결하다. 센터페시아와 패널 디자인이 수평을 강조한 덕분에 수치 이상으로 넓어보이는 효과가 있다. '고급스럽다'라고 말하기엔 어렵지만 차급과 가격을 생각했을 때 마감에 공을 들였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소 심심할 수 있는 구성은 투톤 인테리어로 포인트를 줬다. D컷 스티어링 휠도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다.

 

 시트 착좌감도 만족할 수준이다. 가격을 고려했을 때 인조가죽 시트는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여름철이라 통풍시트의 부재가 아쉬웠는데, 이 부분도 가격대를 고려하면 불만을 갖기어려워 보인다. 완전히 눕힐 수 있는 2열 6:4 폴딩 시트, 2단 러기지 보드 등 공간 활용성도 경쟁차에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성능


 스토닉의 파워트레인은 유로6 규정에 대응하는 U2 1.6ℓ 디젤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DCT)의 조합이다. 최고 110마력, 최대 30.6㎏·m의 힘을 발휘한다. 연료효율은 복합 ℓ당 17.0㎞(도심 ㎞/ℓ, 고속도로 ㎞/ℓ)를 인증 받았다.

 


 

 시동을 걸자 차가 조용하게 엔진을 깨운다. 진동소음 억제 수준이 상당하다. 고급 세단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경제성을 강조한 차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진동소음(NVH) 억제에 들인 공이 느껴진다. 출발 가속도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충분하다.

 

 디젤차답게 순간 가속은 가뿐하다. 실용 영역에서 최대 토크를 뽑아내는 덕분에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나 차선 변경 시 스트레스 없이 가속한다. 물론 효율을 중시한 세팅에 엔진 배기량이 1.6ℓ에 불과한 만큼 고성능차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발랄한 디자인의 소형 SUV에 걸맞은 성능과 주행 감각을 갖췄다. 고속화도로에 올라 가속 페달에 힘을 실었다. 제한속도 이상의 영역에서도 시원하게 속도를 붙여나간다. 체감은 제원표 수치 이상이다.

 


 

 몸놀림도 수준급이다. 스토닉이 아담한 사이즈의 소형 SUV라 해도 동급 세단이나 해치백 등에 비해 차고가 높은 편이다. 안전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다소 과격하게 차를 좌우로 흔들어도 안정적으로 자세를 다잡는다. 전자장치 개입도 자연스러우면서 믿음직하다. 차선이탈경고나 전방충돌경고 등 안전장치도 기민하게 작동한다. 베테랑 운전자는 물론 생애 첫 차를 고려하는 소비자나 아직 운전이 익숙지 않은 젊은 층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운전이 쉽고 재미있다보니 평소보다 조금은 스포티(?)하게 차를 몰았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연료효율은 ℓ당 17㎞ 밑으로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고속화도로에서 정속주행으로 20㎞ 정도 달리니 순간 효율이 ℓ당 20㎞를 훌쩍 뛰어넘는다. 평소 국산차의 연료효율에 불만이었던 소비자라 해도 스토닉의 효율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듯싶다.

 

 최근 소형 SUV의 흐름 중 하나가 '차급 이상의 안전'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스토닉도 차선이탈경고, 전방 충돌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등으로 구성된 안전 패키지 '드라이브 와이즈' 외에 후측방 충돌 경고, 토크 백터링, 쏠림 방지 등 안전 품목을 충실히 갖췄다.

 

 ▲총평


 젊은 층을 겨냥한 자동차는 제조사 입장에서 정말 쉽지 않은 아이템이다. 젊은 소비층은 장년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부족한 만큼 가격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트렌드에 민감해 매력적인 상품 구성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한껏 올라간 상황에서 달리기 성능이나 마감 등 기본기 부족은 실패의 이유가 된다. 다른 세그먼트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소형 SUV의 경우 최적점을 찾기 어렵단 이야기다.

 

 짧은 시간 함께 했지만 스토닉은 구석구석 신경을 쓴 곳이 많다는 게 느껴졌다. 디자인은 발랄하고 실내는 깔끔했다. 선호도 높은 편의 및 안전 품목도 알차게 갖췄다. 실내 정숙성도 고급차에 견줄 만큼 공을 들였다. 기아차가 말하는대로 가격 경쟁력도 충분해 보인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좋은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하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스토닉의 가격은 1,895만~2,265만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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