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유럽, 한국도 SUV 전성시대

 -익스플로러, CR-V, 캡처, 쏘렌토 1위 올라

 


 SUV의 열풍이 세계적으로 거세다. SUV와 픽업트럭의 전통적인 강국인 미국은 물론 왜건이나 MPV(다목적차)로 SUV를 대신했던 유럽에서도 이제 본격적인 SUV 열풍이 불고 있다. 아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은 여전히 소형차와 MPV가 강세지만 이미 중국과 한국에선SUV가 가장 '핫(Hot)'하게 성장한 지 오래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경기침체 등으로 성장률 둔화를 겪는 중에도 유독 SUV 만큼은 매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SUV는 투박하고 남성적인 프레임 섀시의 4WD였던 만큼 소비층도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개성 있고 매력적인 디자인에 승용차와 같은 모노코크 섀시와 편안한 운전감각, 앞바퀴굴림 등을 앞세워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도심형 크로스오버 성격이 강해지면서 도심과 아웃도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차로도 주목받는다. 때문에 과거 SUV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럭셔리나 스포츠카 전문 제조사조차 앞 다퉈 SUV를 더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미국과 유럽 등 각 지역에선 어떤 SUV들이 인기를 얻을까. 우선 전통적으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은 픽업트럭과 SUV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픽업트럭 부문은 F-150을 앞세운 포드가 앞서지만 초소형과 소형, 중형, 그리고 대형으로 세분화 된 SUV 부문은 여러 차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형 SUV 시장은 포드 익스플로러가 베스트셀러이며, 대형 SUV는 쉐보레 타호와 서버번이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다(2016년 기준, 이하 동일). 초소형 SUV는 지프 레니게이드가 베스트셀러다. 반면 시장 규모가 큰 소형 SUV는 일본차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2016년 기준 혼다 CR-V, 토요타 RAV4, 닛산 로그가 상위 1~3위를 휩쓸었다.

 


 


포드 익스플로러
 
 


 과거 SUV 볼모지였던 유럽은 최근 왜건을 대신하는 역할로 SUV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차급은 소형 SUV로, 르노 캡처가 선두를 달린다. 그보다 작은 중형 SUV는 닛산 캐시카이와 폭스바겐 티구안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가 잇고 있다. 시장이 매우 작은 대형 SUV 부문은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가 나란히 1만5,000대 이상 판매되며 톱2를 형성하고 있다.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인 중국도 SUV(크로스오버 포함) 열병을 앓는 중이다. 중국 내수 베스트셀러는 소형 MPV인 울링의 홍구앙(65만18대)이지만 그 다음으로 많이 팔린 모델은 SUV 하발 H6다. 무려 58만683대나 판매됐다. 특히 하발(Haval) H6는 중국 장성자동차(Great Wall Motors)가 2011년 선보인 중형 SUV로, 현대 싼타페와 비슷한 크기에 1.5ℓ 터보와 2.4ℓ 가솔린 엔진에 4~5단 수동 및 자동변속기를 얹고 있다. 값이 중국에서 판매 중인 싼타페의 절반 수준이며, 올해 상하이모터쇼에서 풀 체인지 모델이 발표됐다.

 


 한국도 SUV 성장은 해외 못지 않다. 지난해 국산차 베스트셀러 톱5는 현대차 포터, 아반떼, 기아차 쏘렌토, 쉐보레 스파크, 현대차 싼타페로, 5대 중 2대가 SUV였다. 수입차 판매 톱10 중에서도 폭스바겐 티구안 7위, 포드 익스플로러 8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10위 등 10위권에 3대의 SUV가 포함됐다.

 


 
 


 


 판매대수에서 보듯 현재 국내 SUV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차지하는 제품은 기아차 쏘렌토다. 지난 2014년 하반기에 데뷔한 지금의 3세대 쏘렌토(개발명 UM)는 이듬해 100%에 가까운 성장(7만7,768대)을 이룬 후 2016년에는 숙적 싼타페(7만6,917대)보다 많은 8만714대로 1위에 올랐다. 싼타페보다 많이 팔렸던 2세대 쏘렌토의 1위 자존심을 2011년 이후 5년 만에 탈환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도 중형 SUV의 판매는 쏘렌토, 싼타페, QM6, 캡티바 순이다. 쏘렌토를 견제하기 위한 경쟁사들의 노력에도 아성은 아직 견고한 셈이다.

 


 


기아차 쏘렌토
 
 


 기아차는 쏘렌토 인기 이유를 싼타페 및 QM6보다 큰 덩치와 디자인, 넓은 실내공간(특히 트렁크) 등으로 꼽는다. 실제 국산 중형 SUV 중 쏘렌토보다 큰 제품은 현대차 맥스크루즈밖에 없다. 물론 맥스크루즈는 싼타페 가지치기 제품이어서 직접 비교가 쉽지 않다. 이밖에 2.0ℓ와 2.2ℓ 디젤, 2.0ℓ 가솔린 터보의 세 가지 엔진도 장점으로 주목한다. 실제 덩치를 감안해 배기량 선택도 싼타페와는 조금 다르다. 2.2ℓ 비중이 10%에 머문 싼타페와 달리 쏘렌토는 2.2ℓ 비중이 20%를 넘고 있어서다. 

 


 
 
 


 국내 SUV 시장을 수성하기 위해 최근 기아차는 쏘렌토 부분변경 제품을 내놨다. 그러나 외관보다 실질적인 상품성 향상에 주력, 실속을 지향했다. 이미 경쟁차 대비 여러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판단, 최신 트렌드에 맞는 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새로운 그릴과 휠 등의 소폭 개선만으로 상품성을 끌어올린 것. 무엇보다 국산 중형 SUV로는 처음으로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효율과 가속성을 모두 높였다. 중형 SUV 최초의 8단 자동변속기로 동력성능과 효율 향상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은 셈이다.

 


 이와 더불어 전 트림에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R-MDPS)을 기본 적용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덕분에 조향감이 한결 민첩하고 자연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대 그랜저(IG)에도 없는 R-MDPS를 볼륨이 큰 쏘렌토에 적용한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한다. 

 


 한편, 상품성 개선 쏘렌토로 기아차는 국내 SUV 지존을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에 익스플로러와 CR-V가 있고, 유럽에 캡처가 있다면 한국은 쏘렌토라는 등식을 성립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의 선두권 쟁탈전, 그리고 쌍용차 티볼리를 추격하는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이 3파전을 벌일 때 쏘렌토는 중형 SUV 시장에서 홀로 독주하도록 하겠다는 방안이다. 그래야 커져가는 SUV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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