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아우디, 포르셰, BMW,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디젤차 배출가스 처리를 포함한 여러 문제를 1990년대부터 비밀담합했다고 주간 슈피겔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피겔은 지난 2015년 디젤차 배출가스 눈속임 소프트웨어 장착 스캔들을 일으킨 폴크스바겐이 독일 공정거래위원회(연방카르텔청)에 제출한 자백서를 입수해 이같이 전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의 다임러도 카르텔청에 자백서를 냈다. 슈피겔은 폴크스바겐 자백서를 근거로 이들 회사가 그들 차량의 기술, 비용, 부품업체, 시장, 전략, 그리고 심지어 디젤차의 배출가스 처리에 대해서까지 협의하는 비밀 실무그룹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 자백서에 따르면 그런 협력 중에는 반독점법 위반 행위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AFP 통신은 인용했다. 구체적으로 이들 회사는 200명 넘는 직원이 모두 60개의 실무그룹을 가동했고 자동차 개발과 휘발유·디젤 엔진, 브레이크, 트랜스미션, 기어 박스 등 모든 분야에 관해 협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부품업체 선택과 부품 가격도 협의 대상이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업체들은 특히 2006년부턴 디젤차가 배출하는 유해한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한 배출가스 처리 이슈를 두고서도 셀 수 없이 많은 모임을 했다. 그 결과, 이들 기업은 처리 용해제 애드블루(AdBlue)를 위한 소형 탱크들을 장착하기로 뜻을 모았다. 애드블루는 질소산화물을 무해한 물과 질소로 바꾸는 기능을 한다. 슈피겔은 애드블루 탱크들이 지나치게 작아서 적정한 규모로 배출가스를 청정하게 만들 수 없었다면서 이것이 이후 발생한 디젤 배출가스 스캔들의 기반을 놓은 것이라고 평했다.

 

 아우디와 포르셰 브랜드까지 생산하는 폴크스바겐 그룹은 이번 보도에 대한 AFP 통신의 확인 문의에 "억측과 추측"에 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BMW와 다임러는 유사한 이유로 코멘트를 거부했다고 AFP는 전했다. 연방카르텔청 역시 슈피겔 보도에는 논평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작년 6월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업체들에 의한 철강 구매가 반독점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어 6개 회사를 조사한 사실을 상기했다.

 

 AFP는 BMW, 폴크스바겐, 다임러가 모두 당국의 현장 조사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소개하고 연방카르텔청 대변인이 "수사가 끝날 때까지는 무죄추정이 적용된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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