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규 기자 = 일본 6대 자동차 업체가 2017년도 미국시장에서 역대 최대 수준인 40%대 점유율을 기록할 전망이어서 미국과의 무역마찰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판매계획을 집계한 것을 보면 도요타·닛산·혼다·스바루·마쓰다·미쓰비시 등 6대 업체는 올해 미국시장에서 전년보다 3% 늘어난 총 680만대를 팔기로 했다. 미국의 신차판매량은 2016년 1천780만대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전년 대비 5개월째 감소하면서 연간으로 1천700만대를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본차 업계는 잘 팔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을 강화하면서 사실상 처음으로 미국시장 점유율 40%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금융위기 후유증으로 미국업체 판매가 급감한 2009년도를 빼면 일본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은 적은 없다.

 

 일본차의 점유율은 세계최대 중국시장에서는 15%, 유럽에선 10%대 초반에 그친다. 동남아시아 각국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이지만, 전체 시장규모는 미국의 5분의 1 이하라 의미가 적다. 따라서 일본 자동차 전체로 보면 미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보통 일본차 업계의 미국시장 비중은 30% 정도다.

 

 닛산, 혼다, 스바루, 마쓰다 등 4사는 사상 최대의 미국 판매를 계획한다. 견인역은 SUV다. 미국에서는 저유가를 배경으로 히트상품이 세단에서 픽업트럭이나 SUV로 옮겨지고 있다.


전년도 대비 1% 늘어나는 160만대의 판매를 목표로 하는 닛산은 SUV '로그'(일본명 엑스트레일)의 현지 생산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일본으로부터의 수출을 시작했다. 9% 정도의 판매 신장을 예상하는 마쓰다는 올 봄 미국에서 주력SUV 'CX-5' 신형을 시판했다. 역시 일본내 공장에서 생산해서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 현지생산을 포기한 미쓰비시자동차도 주력 SUV의 대미 수출을 늘리는 것 이외에도 올 가을 이후에는 신형 SUV를 투입해 미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혼다는 주력세단 '어코드'의 가을 전면 개량 등에 의해 3% 늘어나는 170만대의 판매를 노린다. 인디애나주공장 생산능력을 확장하는 스바루도 여름에 소형SUV를 출시, 10%의 판매증가를 목표로 한다.

 

 이러한 업체들의 움직임에 따라 미국에 대한 수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2016년 대미 수출은 8% 늘어난 170여만대였고, 그 기세는 금년도에도 이어질 것 같다. 도요타는 2017년도 북미 수출을 전년도 대비 10% 늘어나는 78만대를 예상한다. 2017년 판매 계획은 245만대로 전년과 같은 정도이지만 '렉서스' SUV가 순조롭고, 최근 시판한 소형SUV도 호조다.

 

 영국 조사회사 IHS오토모티브의 예측에서는 세계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미국시장의 점유율은 앞으로도 10%대 후반을 꾸준히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시장은 특히 이익률이 높은 차종이 잘 팔리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다만 판매장려금 증가에 의한 경쟁이 과열되고 있어 이익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M)가 정리해고에 착수하는 등 미국 자동차 대기업의 고전이 두드러지기 시작하며 일본차의 수출 증가는 미국 정부를 자극할 리스크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경고했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

출처-연합뉴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연합뉴스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