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시장 주도권, 여성에게 넘어가

 -젊은 여성의 선택 따라 명암 엇갈릴 수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가운데 20~30대 비중은 12%에 달한다. 숫자로 보면 5,080만명 중 610만명 가량이다. 그리고 전체 여성의 가구주는 547만명이고, 이 중 138만명이 20~30대 연령의 미혼 여성이다. 


 이들이 기혼으로 바뀌는 연령은 평균 30세다. 통계청 '인구동태통계연보'에 따르면 1990년 24세였던 여성의 평균 결혼 나이는 2010년 29세로 높아졌고, 2015년에는 30세에 도달했다. 물론 같은 기간 남자도 28세에서 32세로 늘었지만 '결혼을 무조건 해야 하느냐'라는 생각에선 남녀 차이가 확연하다. 여성은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이 52.3%인 반면 남성은 61.5%에 달한다(통계청 사회인식조사). 다시 말해 여성이 남성보다 결혼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다.


 결혼을 미루는 여성의 소득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연보에 따르면 25~29세 여성의 고용률은 2015년 68.6%로 높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출산 및 육아 부담에 따라 고용률이 떨어지지만 40세 이후 다시 늘어나는 구조다. 게다가 임금도 남성 대비 68%로 2010년의 64%에 비해 증가했다. 한 마디로 여가에 시간을 쏟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려는 것은 반드시 구매하는 젊은 여성이 '소비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다는 의미다.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소형 SUV(B-세그먼트)에서 여성의 파워는 이미 남성을 넘어섰다. 르노삼성 QM3는 젊은 여성의 구매 비중이 50%를 넘고, 쌍용차 티볼리도 등장 초반 10% 내외였던 여성 구매 비중이 지난해 48%까지 치솟았다. 쉐보레는 아예 트랙스 TV CF 주인공을 젊은 여성으로 바꾼 지 오래다. 그래서 미혼 취업 여성이 증가할수록 소형 SUV 시장도 함께 커진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런데 젊은 여성이 자동차를 바라보는 관점은 대부분 '디자인'이다. 이들에게 자동차는 '움직이는 기계'에 불과할 뿐 '마력과 토크'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즐기는 삶'에 과감히 돈을 쓰되 감성적 기준을 적용하면 그만이다. 쌍용차 티볼리와 르노삼성 QM3의 주목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았던 것도 결국은 젊은 여성의 디자인 시선이 고정됐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가 소형 SUV 코나(KONA)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여성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디자이너 입장에선 '차별화'를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SUV는 현재 크기를 가리지 않고 글로벌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자동차업계에선 연평균 1인당 국민 소득 2만 달러를 눈여겨 보는데, 2만 달러가 곧 라이프스타일의 변곡점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2만 달러가 넘으면 자신을 드러내려는 사회적 욕구가 강해지고, 그에 따라 평범한 세단보다 SUV 인기도 올라간다. 그리고 이 때부터 여성 지위가 오르고 동시에 소형 SUV도 증가하는 모양이 통계로도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소득은 나라마다 다르다. 그러니 소형 SUV가 뜨는 나라가 있고, 여전히 세단 중심의 시장이 있다. 둘을 저울질해보면 남성 중심의 시장이 아직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니 글로벌 시장을 상대해야 하는 현대차로선 '코나(KONA)'에 남성적 디자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코나 출시 때 루커 동커볼케 현대차 디자인 총괄에게 관련 질문을 던졌지만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한 것도 이런 배경이 추측된다.


 시간이 조금 흘러봐야 알겠지만 최근 현대차 코나 등장에도 쌍용차가 안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계약이 떨어지지 않아서다. 그리고 계약자 비중에서 여성은 코나 등장 이전보다 늘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형 SUV 열풍 주도자가 젊은 여성이라는 점이 보다 확고해지는 근거다. 그래서 '코나'를 바라보는 젊은 여성의 시선은 국내 시장에서 '코나'의 성공 여부를 가를 수 있는 칼 자루다. 당장 지금은 아닐 지라도 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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