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26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자율주행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대회는 일반 도로가 아닌 서킷에서 진행해 그 의미가 남달랐다. 안전 외에 속도를 목표로 설정해 응용력을 높인 것. 참가자에게 보다 진보된 기술을 요구한 셈이다. 그리고 기술은 예외 없이 진보했다. 


 

- 생각보다 높은 완성도, 기술 발전 속도 빨라

 

 현대차는 각 참가팀에 아반떼 1대, 연구비 3,000만원,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 GPS 등을 지원했다. 성패를 가른 건 하드웨어의 활용도와 소프트웨어였다. 대회 본선은 서킷에서 진행하는 만큼 속도가 핵심이다. 대신 5대의 차를 동원해 인제스피디움의 4번, 8번 코너에 장애물 구간을 설치해 안전을 놓치지 않았다.

 

 경기는 자율주행차가 탑승자 없이 서킷 두 바퀴를 달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장애물 구간에서 멈춰서거나 코스를 이탈하는 등 탈락의 고배가 적지 않았다. 일반 도로 환경으로 구성한 예선과 달리 차선이 없는 데다 고저차가 크고 끝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코너 등으로 이뤄진 탓이다. 그 결과 11개 팀 중 3개 팀만이 완주했다.

 


 

 우승은 4분27초483의 기록으로 완주한 계명대학교가 차지했다. 비록 사람의 기록보다 느렸지만 서킷을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는 레코드 라인을 따라 달리면서 장애물을 회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팀을 이끈 기계공학과 이인규 씨는 "서킷 특성에 맞게 인지, 제어 기술에 주력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인천대학교, 역시 안정적으로 자율주행을 마쳐 박수를 받았다. 이들의 기록은 각각 4분45초, 7분26초였다.

 

 

- 국산 자율주행 기술, 미래 밝다

 

 운전자 없이 달리는 차를 보자니 기존 모터스포츠 경기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마치 레이서 없이 치르는 미캐닉 만의 기술 경쟁이 아닐 수 없다. 현대차는 2010년부터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술적 완성도가 향상됨에 따라 이번 대회부터 서킷 주행을 도입했다는 게 현대차자 설명이다.

 

 자율주행차는 무엇보다 기업만이 해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산학 협동, 기업 공동체 협력, 정부 정책 등이 모두 맞물려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어서다. 미래차 기술에 대한 창의적인 사고를 함께 모색해보자는 대회 취지가 이를 대변한다. 현대차와 참가 학생 모두에 의한, 모두를 위한, 모두의 자율주행을 위해 나서는 이유이자 목표다.

 

 오는 2030년이면 글보벌 시장에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자율주행차 분야의 후발 주자로 분류되곤 한다. 하지만 열정을 불태우는 젊은 기술인의 노력이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자율주행차는 이제 막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