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와 벤츠는 지난 2011년부터 엔진과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상 협업이다. 인피니티가 브랜드 최초로 내놓은 크로스오버 Q30도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다. 벤츠 A클래스와 CLA클래스, GLA클래스 등 소형차를 생산하는 MFA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엔진도 벤츠의 것을 담았다. 하지만 인피니티는 Q30에 굳이 '벤츠'를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인피니티만의 DNA를 충분히 담아냈다는 자신감에서다.

 

 

 Q30은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공통적으로 갖고있는 숙제 '젊은 소비층 공략'을 위한 첨병이다. 당초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독일차 브랜드와 정면 대결을 펼칠 예정이었지만 여러 우여곡절 끝에 출시 시기가 늦어졌다. 때문에 초기 신차효과와 시장반응을 잡기 위한 인피니티코리아의 머리속이 굉장히 복잡한 상황이다. Q30S 2.0t를 시승했다.

 

 ▲스타일


 '크로스오버'라는 장르에 충실하다. 세단의 진중한 얼굴과 해치백의 볼륨감, 쿠페의 날렵함까지 과감하게 조합했다. 여기에 높은 전고 등으로 SUV의 요소까지 빼먹지 않았다. 자칫 괴기스러울 수 있는 시도지만 결과물의 완성도는 높다. 개성 넘치는 요소가 많지만 결코 과하게 튀지않고 조화롭다.

 

 

 전면의 주제는 세단이다. 그것도 남성적이다. 알폰소 알바이사 인피니티 디자인 총괄은 Q30의 컨셉트카를 소개할 당시 "남성적인 디자인을 통해 인피니티 디자인 언어의 지속적인 진화를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더블아치 그릴 등 Q50에서 앞서 선보였던 디자인 요소를 대거 반영해 자칫 가벼울수도 있는 세그먼트적 한계에서 무게 중심을 잘 잡아준다.
 
 뒤태는 영락없는 해치백이다. 다소 진지한 앞모습과 달리 스포티한 감성을 가득 담아 반전을 꾀했다. 볼륨감을 극대화했으며 지붕과 연결되는 스포일러와 메탈 디퓨져 및 듀얼 머플러 등으로 만만치 않은 성능을 지녔음을 암시한다. 

 

 

 측면은 쿠페와 SUV가 연상된다. 공격적이고 날카롭다기보다는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다. 디자인의 방점은 초승달 모양의 C필러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디자인에 역동성을 불어넣은 주요 요소로 생각된다.
    
 실내는 외관과 달리 벤츠의 향기가 짙게 난다. 계기판에서부터 스티어링 휠, 도어와 윈도우 버튼, 기어노브, 각종 버튼류 등 벤츠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많은 것들을 채용했다는 것을 단번에 눈치 챌 수 있을 정도다. 

 

 

 

 엔트리 차급이지만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만큼 소재는 최고급의 것을 아낌없이 채용했다. 특히 알칸타라 가죽을 센터페시아, 도어트림, 필러, 천장 등 곳곳에 적용했다. 동급의 벤츠의 차종에 비해 훨씬 고급스럽다는 판단이다.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아쉽다. 실내 공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넓고 커다라며 시인성 좋은 디스플레이는 중요한 인테리어 요소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7인치에 불과한 화면은 각종 인포테인먼트 요소를 담아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시트는 머리받침과 등받이가 일체형이다. 착좌감과 질감 등 모든면에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뒷좌석은 넉넉하지 않지만 차급을 생각하면 충분히 확보했다. 트렁크 용량은 넉넉해 보이지는 않지만 스키스로를 설치해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 

 

 

 

 

 ▲성능


 심장은 벤츠의 2.0ℓ 가솔린 터보를 이식했다. 출력은 최고 211마력, 최대토크는 35.7㎏ ·m이다. 7단 듀얼클러치(DCT)와 맞물리며 이로 인한 효율은 복합 ℓ당 11.1㎞다. 제원상의 수치만 놓고 보더라도 결코 만만치 않다.

 

 출발부터 경쾌하다. 가속 페달의 반응은 즉각적이며 컴팩트한 차체를 도로로 가볍게 이끈다. 저속 뿐 아니라 시속 100㎞가 넘는 웬만한 속도에서도 엔진회전수는 2,000rpm을 쉽게 넘지 않는다. 효율에 중점을 둔 7단 DCT가 변속을 빠르게 가져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속페달에 답력을 높이면 본성을 드러내며 달리기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주행모드는 에코(E), 스포츠(S), 매뉴얼(M) 등 세 가지로 마련했다. 스포츠로 변경 시 변속 탬포가 한층 늦어지며 엔진 회전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액티브 사운드 크리에이터로 인한 가상의 배기음도 운전의 재미를 거든다.

 

 핸들링은 너무 가볍지도 않으면서 날카롭다. 때문에 여성 운전자도 고속에서 차를 컨트롤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스티어링휠을 돌린 만큼 정직하고 정확하게 몸을 놀리는 것이 제법 인상적이다. 승차감은 단단한 편으로 서스펜션은 앞쪽이 맥퍼슨 스트럿, 뒤쪽은 멀리 링크 방식을 적용했는데 스포티한 주행을 고려한 세팅이다.

 

 
 편의·안전 품목도 풍부하게 갖췄다. 특히 인텔리전트 크루즈컨트롤(ICC)은 도심 정체구간에서 매우 유용하다. 앞차의 간격과 속도에 따라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며 정지까지 책임진다. 전후방 카메라와 어라운드뷰 모니터는 이제 필수 품목으로 여겨지는 만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프리미엄 차급의 상품성을 높이는 요소다.

 

  
 ▲총평


 많은 소비자들이 인피니티를 떠올릴 때 디자인 경쟁력을 논한다. 그러나 인피니티는 정작 브랜드의 경쟁력은 성능이라고 강조한다. 디자인은 성능을 강조하는 수단일 뿐 인피니티 DNA는 강력한 퍼포먼스며 이는 곧 지금까지 성장해 온 이유라고 얘기한다.

 

 실제 Q30은 벤츠의 많은 부분을 채용했지만 이는 단면적인 부분일 뿐 고유의 DNA를 또렷하게 담아냈다. 실내 요소 외에는 외관 디자인, 엔진 셋팅 등에서 벤츠의 흔적은 찾을 수 없으며 자신만의 색깔을 어김없이 드러냈다. 상품성만 놓고 봤을 때 같은 플랫폼을 쓰는 벤츠 제품군에 결코 뒤지지 않은 경쟁력을 지녔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가격적인 요소까지 고려하면 Q30의 가치는 더욱 높다.

 

 새 차의 판매가격은 총 4가지 트림으로 3,840만원부터 4,390만원까지다. 시승차는 익스클루시브 시티블랙 트림으로 4,390만원.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