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를 키운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현지 중국업체들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한국차를 비롯한 글로벌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20일 코트라와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2천220만대가 팔린 중국 승용차시장에서 현지 브랜드의 점유율은 2014년 38.4%에서 2015년 41.3%, 2016년 43.2%로 급격히 커지고 있다. 급기야 작년에는 상하이(上海), 둥펑(東風), 이치(一汽), 창안(長安), 베이징(北京) 자동차 등 로컬 브랜드 판매량이 처음으로 1천만대(1천52만대)를 돌파했다.

 

 19∼28일 열리는 상하이모터쇼는 이런 현지 업체들의 급성장을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전세계 1천여개 완성차 업체가 내놓은 113종의 신차 가운데 중국 업체가 83종의 신차를 내놓았고 신에너지 차량 159종 중에서도 중국내 공장을 둔 업체들이 모두 96종을 출품했다. 승용차 2천220만대를 포함해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판매 규모는 전년보다 14.5% 늘어난 2천802만대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2천9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현지업체의 급성장은 무엇보다 중국 정부당국의 지원의 영향이 컸다. 중국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세제, 보조금 지원을 바탕으로 생산설비를 대규모로 확대하며 연구개발을 늘리고 있다. 중국 경제가 중고속 성장으로 전환되면서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수입차 수요가 감소한 것도 이들의 성장 원인이 됐다.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외국 브랜드 점유율은 줄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451만대 팔린 독일계 자동차의 점유율이 18.5%로 전년보다 1.2% 포인트 줄었고 일본계 브랜드는 15.6%(379만대)로 0.3% 포인트 감소했다. 179만대가 판매된 한국계 자동차는 7.4% 점유율로 0.6% 포인트, 미국계는 12.1%(296만대)로 0.1% 포인트 줄었다.

 

 중국 현지업체들은 중국인에게 인기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신에너지 차량에 집중하면서 볼륨을 키웠다. 특히 중국 자동차시장 성장을 견인한 SUV는 로컬 업체가 대세다. 지난해 58만대가 팔린 창청(長城) 하푸(哈弗) H6을 필두로 판매 상위 10대 차량 가운데 중국브랜드가 9개를 차지했을 정도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SUV는 모두 904만7천대가 팔리며 전년보다 44.6%나 급증했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중서부 지역의 차량구매가 늘고 중국브랜드들이 중저가의 SUV를 다수 출시한 데다 저유가로 인해 유지비가 절감된다는 점이 중국에서 SUV가 선풍을 끈 원인이었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신에너지 차량도 중국 현지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53% 늘어난 50만7천대의 신에너지차량이 팔리면서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신에너지 자동차시장 규모 1위에 올랐다. 이 역시 중국 정부의 로컬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일부 대도시의 승용차 구매제한령, 주행 5부제 등 제도도 전기차의 판매증가를 거들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량을 연간 200만대에 누적 판매량을 500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해놓고 있다.

 

 세계 10대 전기차 회사 가운데 중국계는 BYD, 지리(吉利), 베이징, 중타이(衆泰)자동차 등 4개사를 포진시켰고 특히 지난해 10만183대의 전기차를 판매한 BYD는 닛산, 테슬라 등을 제치고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섰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 정책의 지원으로 현지 업체의 저가 소형차, SUV, 전기차가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며 "외국계 브랜드의 세단 판매가 감소하면서 외국계의 시장 점유율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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