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 한국과 소비자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국내 수입차 관계자들이 신차 출시 행사에서, 혹은 모터쇼나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항상 하는 말이다. 인구와 시장규모에 비해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가 한국처럼 두드러지는 곳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벤츠 E클래스가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나라, BMW 5시리즈 판매가 네 번째로 많은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따라서 한국이 중요 시장이라는 말은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닌 셈이다.  

 

 그런데 말과 달리 국내 수입차 업체들의 지난해 기부금 내역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기부금 내역은 그에 걸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 벤츠코리아는 3조7,000억원의 매출을, 2위 BMW코리아는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국내 완성차 5위 쌍용차를 가뿐히 넘어설 뿐 아니라 벤츠의 경우 한국지엠과 르노삼성까지 위협할 수준에 다다랐다. 반면 두 회사의 지난해 기부금 합계액은 42억원에 불과하다. 각각의 재단기부금을 더해도 5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수입 업체의 기부금 논란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는 수준에 비해 사회에 환원하거나 재투자하는 부분이 미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에선 '먹튀'라는 표현까지 사용하기도 한다. 그나마 BMW코리아는 미래재단을 설립, 다양한 시회 환원 활동을 하지만 BMW코리아 이외 수입사들의 사회공헌 예산은 쌍용차보다 못한 수준이다.

 

 물론 수입 업체들도 할 말은 있다. 기부금 말고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중이고, 무엇보다 활발한 기업 운영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을 잘 내는 것도 사회공헌의 일환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금전적 지원에는 여전히 난색이다. 일례로 포르쉐코리아는 올해부터 사회공헌에 더욱 매진할 뜻을 내비쳤지만 금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말을 아낀다. 
 
 사실 기부금과 사회공헌 활동은 강제사항이 아니어서 비난받을 사안이 아닐 수도 있다. 심지어 지원금 규모 또한 상대적일 수 있어 적다고 핀잔을 보내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수입 업체들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시장의 소비자를 위해 얼마 만큼의 노력을 했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기부액 규모를 차치하고서라도 여전히 쉽게 가시지 않는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커지는 지난 몇년 동안 계속해서 소비자들은 고무줄 같은 가격과 여전히 부족한 A/S 수준에 불만을 제기해 왔다. 그럼에도 한국 시장은 기꺼이 지갑을 열고 그들의 성장에 일조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시장과 소비자를 위해 수입 업체들이 무엇을 돌려주고, 어떠한 혜택으로 보답할지 이제는 진정성있게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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