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금호타이어의 중국 더블스타 인수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상표권 분쟁과 정치권을 비롯한 국내의 부정적인 여론에 의해 사안이 장기화될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지난 18일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 인수 컨소시엄 불허 방침에 반발하며 이에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최종 통보일인 19일까지 박회장측의 답변이 없을 경우 더블스타와 20일부터 협상 재개에 돌입한다. 

 


 

 더블스타는 지난달 13일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9,550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주식매매계약이 완료되려면 '금호' 상표권에 대한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만약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더라도 상표권을 갖고 있는 금호산업 동의가 없으면 '금호'의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는 것. 자칫 더블스타로선 이번 인수전 참여가 의미가 퇴색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즉, 박 회장측이 지난 18일 "부당하고 불공정한 매각으로 금호타이어의 기업 가치와 성장이 저해되는 경우에는 법적인 소송을 포함해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 만큼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온전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또 국내의 부정적인 여론도 더블스타측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 품에 안기면 제2의 쌍용차가 될 수 있다는 것. 지난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자동차의 '먹튀'가 재현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핵심기술만 흡수하고 국내 공장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 되고 있다. 이에 더블스타는 인수 시 고용승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대선 국면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국내 정치권의 입김도 이번 인수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전라도 광주와 곡성에 생산공장을 보유한 금호타이어는 호남 기업으로 분류된다.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공통적으로 호남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으며, 두 후보 역시 이번 매각에 대해 지난달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문 후보는 "금호타이어는 3,800명의 호남근로자 일터로 이들의 삶과 호남경제를 지켜야한다고" 언급했으며, 안 후보는 "제2의 쌍용차 사태처럼 능력없는 기업에 매각돼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잃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매각에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만큼 1개월이 채 남지 않은 대선 결과 역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앞으로 6개월 내에 매각 절차가 끝나지 않으면 더블스타 우선협상권은 자동으로 소멸되며 박삼구 회장의 우선 매수권은 다시 유효하게 된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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