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럭셔리 브랜드의 국내 신차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과거 시차를 두고 런칭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그만큼 한국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얘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벤틀리,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이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2014 제네바모터쇼에 공개된 신차 판매 계약에 돌입했다. 최근 해외 공개된 신차의 국내 도입 시차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아직 끝나지도 않은 모터쇼 최초 공개 차종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포문은 벤틀리가 열었다. 지난 10일 제네바모터쇼에 등장한 신형 플라잉스퍼 V8과 컨티넨탈 GT 스피드의 국내 계약을 시작한 것. 제네바모터쇼가 막을 내리는 16일 이전에 이미 신차 2종의 계약에 돌입했다. 플라잉스퍼 V8은 지난해 출시된 플라잉스퍼 W12 엔진이 V8 엔진으로 바뀐 차종으로, 그만큼 가격 부담도 줄었다. 벤틀리로선 국내 소비층을 넓히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연료효율도 유럽 복합 기준 ℓ당 9㎞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또한 컨티넨탈GT 스피드는 최고 635마력, 최대 83.6㎏·m의 힘을 갖춘  장거리주행용 고성능차(GT)다. 벤틀리 양산차 중 최고의 성능이다.

 


 그러자 람보르기니도 우라칸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올해 중 국내 소비자에 인도될 수 있도록 사전 계약에 나섰다. 제네바모터쇼에 등장한 우라칸 LP 610-4는 신형 V10 5.2ℓ 엔진을 장착해 최고 610마력, 최대 57.1㎏·m의 성능을 낸다. 0→100㎞/h 가속시간 3.2초, 최고시속은 325㎞ 이상의 고성능 스포츠카다. 그간 람보르기니를 이끌었던 가야르도의 후속작이다.

 


 페라리 역시 기민한 대응을 보였다. 신형 '캘리포니아 T' 국내 출시 일정을 4월말~5월초로 잡고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13일 458 이탈리아 한정 차종인 458 스페치알레를 내놓은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또 다른 신차를 투입하는 공세를 취했다. 사전 계약에 머무는 게 아니라 공식적인 출시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최대한 빠르게 국내 시장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캘리포니아T는 접이식 하드톱을 장착한 컨버터블로, 자연흡기에서 터보엔진으로 동력계에 변화를 줬다. 신형 V8 3.8ℓ 트윈 터보 직분사 엔진은 최대 560마력, 최고 76.8㎏·m의 성능을 발휘한다. 0→100㎞/h은 3.6초, 최고 시속은 316㎞에 이른다.

 

 이처럼 럭셔리 브랜드가 서둘러 사전 계약에 나서는 배경은 대부분이 주문 후 인도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소량 생산 차종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개인 맞춤식 품목 선택에 따른 수작업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게다가 소비자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해외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점도 고려됐다. 여기에 국내 최고급 수입차 시장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한 점도 출시 일정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 벤틀리 관계자는 "고급차는 주문에 따라 제작하는 방식이 다양해 계약 후 인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출시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사전 계약을 빨리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라리 공식 수입사 FMK 관계자도 "한 두달 사이에 신차를 연속적으로 출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만큼 본사가 한국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신형 캘리포니아T는 페라리 브랜드 중 엔트리급에 속하는 차종으로, 회사에서도 거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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