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도 업무·영업용 자동차보험료를 전격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손해보험사도 조만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경영난에 빠진 중소형·온라인 손보사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용인하면서도 대형 손보사는 최대한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자동차보험료에 대한 자체 검증을 마치고 오는 16일 이후 계약부터 영업용 차량은 10%, 업무용 차량은 3%씩 보험료를 인상하기로 했다. 영업용 차량은 택시, 버스, 렌터카, 이사 화물차, 택배차량 등 운행으로 수익을 얻는 차량을, 업무용 차량은 개인용과 영업용을 제외한 법인 차량을 말한다.

 

 영업용 차량은 최근 3년간 전체 업계 손해율이 2011년 88.6%, 2012년 93.0%, 2013년 98.3%로 매년 급격히 상승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0%다. 이는 사업비로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하고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와 지급한 보험금이 같은 손익분기점 수준을 의미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영업용 차량은 공제조합이 있어 보험가입이 선택적"이라며 "사고 건수와 피해금액이 많은 특성상 보험 가입률은 3.7%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회계연도에 삼성화재 영업용 차량의 손해율은 92.8%, 업무용은 81.4%에 달해 적정손해율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대형사인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회계연도에 영업용 차량 손해율이 90%를 넘겼다. 다만,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계약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개인용 차량의 보험료는 올리지 않기로 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영업용과 업무용 차량은 전체 자동차보험 계약자의 25%를 차지한다"며 "이번 인상이 개인용 차량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공제조합 등 다른 곳에서 보험가입이 가능한 영업용·업무용 차량에 대한 보험료만 인상하는 동시에 다수를 차지하는 계약자의 보험료는 올리지 않으며 보험료 인상에 대한 부담과 반발을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화재는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 폭에 대해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요청하지 않고 자체 검증을 통해 결정했다. 감독 규정에 따라 단순 보험료 조정은 감독 당국 승인 없이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도 삼성화재와 같은 방식으로 개인용 차량 보험료는 손대지 않고 영업용과 업무용 차량 보험료를 올릴 전망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올린 마당에 우리도 유사한 방식으로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현대하이카다이렉트, 더케이손해보험, 흥국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이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료를 내달 중에 2∼3% 인상하겠다며 요율 검증을 의뢰했다. 이들 온라인·중소형 보험사는 지난해 회계연도에 손해율이 90%를 웃돌며 영업 적자가 계속 커지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자동차 보험이 열악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손보사의 자구 노력과 더불어 대형 손보사의 인상 자제를 촉구했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대한 국민의 저항감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올해 수입차 부품 가격을 낮추거나 자동차보험 정률제에 대한 추가 조치, 한계에 직면한 자동차보험 관련 손보사 자동 퇴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책정은 손보사 자율 사항이라 당국이 간섭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자동차보험료는 민감한 부분이 있어 경영난이 심한 중소형 및 온라인 손보사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어쩔 수 없더라도 대형 손보사는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 홍국기 기자 redflag@yna.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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