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제네바모터쇼가 개막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소형의 고급화, 고성능, 고효율' 흐름은 변함이 없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등의 친환경은 이제 모터쇼의 기본이 됐다. 배기가스가 없다는 점에서 전기차 시험주행 장소는 모터쇼 실내 공간에 자리잡았을 정도다.

 


 기본적으로 이번 모터쇼를 지배하는 DNA는 경량화다. 고성능 슈퍼카에서 시작된 경량 소재 확대 적용이 프리미엄은 물론 다양한 자동차회사로 전이되는 중이다. 맥라렌 650S의 경우 V8 3.8ℓ 트윈터보 엔진으로 최대 650마력을 발휘한다. 성능 만큼은 충분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탄소섬유 플랫폼을 활용해 경량화를 추구했다.

 


 현대차가 내놓은 CUV 인트라도 컨셉트도 롯데화학과 효성이 개발한 플라스틱 차체를 활용했다. 동력계로 탑재한 연료전지 시스템의 효율을 더욱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오펠 아스트라 OPC 익스트림도 마찬가지다. 최고 300마력이 넘는 고성능 소형차의 효율 향상을 위해 탄소 소재를 적극 활용했다. 

 


 이처럼 소재에 주목한 이유는 고효율의 방법으로 내연기관의 연소율 증대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간 연소율 증대로 탄소를 줄이고, 과급기 활용으로 효율을 높여 왔지만 더 이상 기계적인 성능 및 효율 향상은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소재 변화를 극명히 알 수 있는 상징적인 숫자가 바로 '95'다. 여기서 '95'는 ㎞당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의미하는데, 95g 이하가 돼야 적어도 친환경으로 분류된다는 뜻이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친환경 탄소 배출량 한계선은 지난해 100g에서 올해 95g으로 내려왔다. 해마다 배출량 숫자를 줄여가는 추세에서 내연기관의 기술 개선만으로 95g 이하를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 전시된 900대 가운데 65종이 95g 기준을 넘겼다. 주최측은 지난해보다 7% 정도 친환경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는 스마트 시스템이다. 자동차회사마다 이른바 IT 시스템을 접목한 시스템을 강조했다. BMW의 커넥티드(Connected) 시스템, 시트로엥의 멀티시티 커넥트(Multicity Connect), 쌍용차 XLV에 탑재된 '3S-CUBE'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 유럽에서 개발, 중국에서 생산돼 다시 해외로 수출되는 쿠오로스는 운전자와 승객이 3G로 접속 가능한 시스템도 선보였다. 이외 시스템의 이름만 다를 뿐 거의 모든 완성차회사가 다양한 IT 연결 시스템을 탑재했다. 자동차에 통신 기능을 적용해 자동차와 운전자는 물론 자동차와 자동차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자동차에 한 걸음 다가서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동시에 주목할 점은 럭셔리 튜닝 회사들의 약진이다. 유럽 내 다양한 튜닝 업체들이 부유층을 겨냥한 수퍼카를 앞다퉈 선보이면서 상위 1%의 시장을 형성하는데 치중했다. 이를 뒤쫒기라도 하듯 소형차도 고성능, 고급화로 진화하면서 소비자 시선을 이끌었다. 폭스바겐은 가장 작은 소형차 폴로에 전자제어 서스펜션, 자동 정속주행 장치 등 통상 중형 이상급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을 적용했다. 그러면서도 효율은 이전 대비 21% 향상시켰고, 아우디는 실용성이 강조된 왜건형 차종에 V8 4.2ℓ 엔진을 탑재한 RS4 아반트 스페셜 버전을 내놓으며 소형차 고급화를 주도했다.

 

 


 이처럼 올해 제네바모터쇼는 결국 효율과 브랜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경향이 뚜렷했다. 더불어 주목받을 수 있는 역동적인 디자인 흐름을 보인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일수록 효율에 집착, 차별화를 노린 대목은 앞으로도 효율 경쟁이 치열함을 전망케 만든다. 탄소 배출도 중요한 문제지만 효율은 소비자 경제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모터쇼에서 만난 국내 자동차회사 관계자는 "효율로 주목받으면 가격이 다소 비싸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프리미엄 브랜드가 효율에 집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중 브랜드는 고급화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덧붙였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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