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세계 7위 자동차 업체 푸조시트로앵그룹(PSA, 이하 푸조) 이사회가 중국 둥펑자동차와 프랑스 정부의 지분 참여를 승인했다. 이로써 푸조는 푸조 일가와 프랑스 정부, 중국 둥펑차 등 3인 경영체제로 전환했다.

 

 푸조 가문은 이번 증자로 약 200년 만에 의결 권한이 있는 특별주식 보유권과 이사회 의장직을 잃었다. 최고경영자(CEO)도 카를로스 타바레스 전 르노자동차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바뀌었다.

 

 푸조의 이번 대주주 변경은 숱한 화제를 낳았다. 우선 푸조 일가 내부의 이견이 감지됐다는 점이다. 외신에 따르면 티에리 푸조 회장은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 했다. 그렇지만 사촌 로베르트 푸조가 정부 증자안을 제시하자 갈등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티에리 푸조 회장은 가문의 유산을 수호하는 데 모든 것을 걸었지만, 사촌 로베르트 푸조는 새로운 투자자 유입에 적극적이었다. 때문에 두 사람은 서신을 통해 이견을 표명했고, 이는 프랑스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사무실은 푸조 본사의 같은 층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서신을 통해 의견을 표명한다는 것은 그만큼 두 사람의 관계가 경색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티에리 푸조 회장과 로베르트 푸조는 의견차를 보였으나 결국 둥펑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

 

 또한 이번 증자로 중국 3위 업체 둥펑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중국 국영 자동차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지난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가 스웨덴의 볼보를 인수하긴 했지만, 지리자동차는 국영이 아닌 민간기업이다.

 

 푸조를 통해 둥펑차는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둥펑은 세계 시장에서 대형트럭으로만 알려진 신생기업이다. 하지만 중국 국내에서는 업계 2위 자동차 메이커다.

 


 대부분 혼다, 닛산, 기아차, 르노차 등 파트너사와 합작기업을 통해 자동차를 생산하며, 둥펑이라는 브랜드로 판매하는 차량은 전체 승용차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이번 증자로 둥펑차는 푸조의 브랜드와 변속기 기술, 엔진 기술 등을 흡수할 수 있는 계기를 맞았다.

 

 프랑스 정부가 정부 차원에서 증자에 참여했다는 점도 독특하다. 프랑스는 높은 실업률과 저성장이 국가적 고민이다. 때문에 푸조의 인력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증자에 참여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은 “푸조가 프랑스 주요 자동차 메이커로 남도록 영향력을 최대한 행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배구조는 바뀌더라도 고용은 유지하겠다는 의도다.

 

 둥펑차와 프랑스 정부의 지분을 받아들인 푸조는 향후 유럽 판매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시장에 의존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유로존 사태를 야기하면서 위기를 맞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등 경쟁사들이 세계 시장을 개척하는 동안 푸조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합작이나 지분투자를 꺼리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 뒤쳐졌다.

 

 푸조는 “2015년까지 중국에서 차량을 95만대 생산하는 등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비유럽 판매 비중은 43%였다. 둥펑차와의 협력은 비유럽 판매량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히나 문 기자 mahina.h.moon@dailycar.co.kr
출처-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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