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하이브리드카에 이어 차세대 전기자동차 분야에서도 전방위 협력을 강화한다.

 

 LG전자 LG화학 등 LG그룹 6개 계열사는 27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차세대 전기차 부품·소재 관련 기술전시회를 열었다. 기술전시회는 국내외 주요 부품회사가 현대차를 상대로 신기술을 소개하고 중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작년까지 LG전자 LG화학 등이 개별적으로 전시회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LG그룹 차원에서 전시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가까워지는 현대차-LG

 

 이날 전시회에는 LG전자 VC사업본부(자동차부품 부문),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하우시스, LG CNS 등 전기차 관련 사업을 하는 계열사가 모두 참가했다. LG전자는 차세대 차량용 AV시스템, LG화학은 전기차용 배터리, LG하우시스는 전기차용 내·외장재, LG CNS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각각 선보였다. 현대차가 수시로 여는 이 전시회에는 지금까지 보쉬, 지멘스, 만도 등 자동차 부품업체가 주로 참가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LG그룹 전시회는 이례적이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의 협력 관계는 갈수록 끈끈해지고 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 차량용 AV(오디오·비디오) 시스템 등 개별 부품 단위로 간헐적으로 이어지던 ‘협업’이 작년부터 급격히 확대됐다. 하이브리드카에 이어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분야를 강화하려는 현대차그룹과 전기차·스마트카 부품을 신성장 엔진으로 정한 LG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와 LG는 2000년대 초반부터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두 회사는 2004년 차량용 텔레매틱스(무선인터넷 서비스)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2008년에는 현대차의 첫 하이브리드 차량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에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했다. 작년에도 현대차그룹은 K5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신형 모델에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하고 그랜저 하이브리드 1호차를 LG그룹에 전달하기도 했다. LG는 지난해 임원용 차량으로 그랜저 하이브리드 600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전기차 시대 앞두고 ‘윈-윈’ 전략

 

 현대차와 LG가 앞으로 전기차 분야에서 더욱 폭넓은 협업관계를 맺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기차를 비롯한 차세대 친환경차가 두 회사가 윈-윈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지난해 태양광,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분야와 함께 스마트카, 전기차를 차세대 신수종사업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작년 7월 LG전자는 차랑용 정보기술(IT) 기기를 만드는 VC사업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LG CNS는 전기차용 충전 인프라 사업을, LG이노텍은 자동차용 전장부품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도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010년 블루온(현대차), 2011년 레이 전기차(기아차) 출시 이후 한동안 수소연료전지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했던 현대차그룹은 올해 2분기 쏘울 전기차(기아차)를 내놓는다. BMW i3, 닛산 리프 등 경쟁사들이 전기차 분야 사업을 강화하는 데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전기차 시장 트렌드는 완성차 업체가 부품 하나하나를 구입해 조립하는 방식이 아닌 모듈(여러 가지 부품을 조립해 놓은 형태)로 공급받는 방식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도 현대차그룹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지만 배터리와 내외장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모듈 형태로 공급할 수 있는 곳은 LG뿐”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이태명/배석준 기자 chihiro@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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