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구는 일본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최고급 세단 수입차가 일본에서보다 훨씬 더 많이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인들의 '못말리는 고급차 사랑'이 입증된 셈이다.

 

 18일 한국·일본수입자동차협회의 2013년 판매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각 브랜드별 플래그십 세단의 판매 실적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지르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작년 한해 일본의 수입차 등록 현황은 33만1천286대로 한국 15만6천497대의 갑절을 기록했다.

 

 일본의 총인구가 1억2천751만5천여명, 한국이 5천114만1천여명으로 일본이 2배 많은 것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차이다.

 

 그러나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는 상황이 딴 판이다.

 

 BMW는 지난해 일본에서 4만6천37대, 국내에서 3만3천66대를 각각 판매했지만 최고급 세단인 7시리즈 판매량은 국내 1천920대로 일본 365대의 5배에 달했다.

 

 아우디 A8는 국내에서 1천388대, 일본에서 417대가 팔렸고, 재규어 XJ 역시 일본 판매량(335대)이 한국(537대)에 미치지 못했다.

 

 단 벤츠 S클래스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고급 사양의 모델(AMG)이 일본에서 대거 팔려 일본 판매량이 2천486대로 한국 1천848대를 웃돌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20∼30대 수요층이 유입돼 배기량 2천cc 미만 수입차 판매량이 전체 수입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기에 이르렀지만 남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최고급 세단만을 고집하는 고객들도 여전히 많다"고 귀띔했다.

 

 개인뿐 아니라 법인 수요도 최고급 세단 판매를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

 

 대기업 총수들 사이에서는 구자홍 LS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이 BMW 7시리즈를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벤츠 S클래스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클래스 AMG 차량을 탄다.

 

 고급을 넘어선 슈퍼카 부문에서는 일본이 우세를 점했다.


 벤틀리(164대), 마세라티(113대), 롤스로이스(30대), 람보르기니(20여대) 등은 2013년 국내 출시 이후 최고 실적을 잇따라 올렸지만 일본(벤틀리 293대·마세라티 491대·롤스로이스 116대·람보르기니 190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한편 일본 승용차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업계의 판매량은 기아차 4대, 현대차와 쌍용차 1대씩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는 일본차 2만2천42대가 팔려 점유율 14.1%를 차지했다.

 

 

이유진 기자 eugenie@yna.co.kr
출처-연합뉴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연합뉴스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