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선전하는 일본 대형차가 한국에선 좀처럼 힘을 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형세단과 대형 SUV 시장은 미국 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져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17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혼다가 야심차게 내놓은 대형 SUV 파일럿은 94대 판매에 그쳤다. 그 사이 경쟁 차종으로 언급되는 포드 익스플로러 3.5ℓ와 짚 그랜드체로키 3.6ℓ는 1,774대와 182대가 각각 판매됐다. 미국의 경우 혼다 파일럿 등 일본 대형 SUV가 익스플로러 및 그랜드체로키 대비 판매량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내 상황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혼다 파일럿은 미국에서만 12만6,678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익스플로러는 17만8,000대, 짚 그랜드체로키는 17만2,000대 가량이 신차로 공급됐다. 미국 대형 SUV가 강세지만 혼다 파일럿도 선전했던 셈이다.

 


 반면 한국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일본 대형 SUV 뿐 아니라 대형 세단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어서다. 토요타 아발론의 경우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60대 판매에 그쳤다. 같은 기간 토요타가 경쟁으로 지목했던 포드 토러스와 크라이슬러 300C 가솔린은 498대와 424대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일본 업체들의 대형차 시장 전망에 오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주력 차종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대형 차종이 주력인 반면 토요타 및 혼다, 닛산 등의 주력은 중형으로 집중돼 있어서다. 실제 혼다는 어코드와 CR-V 등을 내세우는 중이고, 토요타 또한 캠리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등을 적극 부각시킨다. 한정된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전제할 때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대형, 토요타와 혼다, 닛산 등은 중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 결과 판매량 및 제품 인지도 차이가 벌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 브랜드는 중형보다 대형 세단 및 SUV에 상당한 자원을 쏟아 붓는 반면 일본 브랜드는 한국 내 주력인 중형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는 경향 때문"이라며 "대형 세그먼트는 일본차의 강점인 연료효율 구매 기여도가 떨어져 좀처럼 판매 확장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진한 시장 상황을 감안해 일본 업체들이 대형 세그먼트 제품 가격의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며 "하지만 비주력 제품의 한계를 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